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 풍향계] 악재 내성강화로 금리 고점확인 지속

6월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인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통화정책 방향이 당초 예상했던 경로와는 사뭇 다르게 진행되면서 받았던 실망감이 6월에는 실질적인 물가상승 압력의 현재화라는 경로를 통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고채 바이백, 한국은행의 직매입 등 가능한 수급과 관련한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정책당국의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으나 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주체들이 부재한 상황에서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는 역할 이외에는 실질적으로 분위기를 반전 시킬만한 에너지는 미약했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 채권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경우 지난 2개월 꾸준히 선물 매도를 통해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전반적인 매수 심리가 취약한 국면에서 해프닝도 발생했다. 지난 23일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가능성과 관련한 뉴스는 사실상 통화당국이 직접적으로 이를 부인했으나 탄탄하지 못한 시장 여건으로 인해 큰 폭의 약세로 이어졌다. 단순히 원론적 차원에서의 가능성 타진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현 국면에서는 실효성과 관련해서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으나 일단 무너진 균형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준율 이슈 외에 통화당국의 채권시장에 대한 배려는 여러 곳에서 감지됐다. 6월 금통위 직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국면에 대해 기대의 위축과 되돌림에 따른 다소 과도한 반응으로 평가했다. 또 경기에서 물가로 당국의 초점이 전환된 것은 사실이나 당장에 이를 실천에 옮기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전된 만큼 채권시장 참가자들에게는 경계 유인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플레 변수의 충격이 상당기간에 걸쳐 이어졌고 현 물가상승 압력이 향후 경기의 둔화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만큼 일방적인 채권기피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미국 FRB 역시 인플레 견제로 정책 방향을 변경했으나 신용위험, 경기둔화 우려 등이 상존하는 국면에서 단기간에 긴축을 단행할 확률이 희박하다는 점을 시사한 만큼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도 차츰 경감될 전망이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한 불안 요인은 여전하지만 악재에 대한 내성을 조금씩 강화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고점 확인 시도와 적정 스프레드 모색 과정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