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에릭슨 15억弗 투자' 진실은…
靑의 오버? 에릭슨의 작전?에릭슨측 FT와 인터뷰서 "계획 말하는건 시기상조""면담서 규모는 언급 안돼" 靑 해명자료 배포 불끄기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이 우리나라에 15억달러 규모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는 청와대의 발표를 놓고 혼선이 일고 있다.
에릭슨의 한국에 대한 투자와 투자액이 처음 공개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스웨덴 현지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만난 직후. 청와대는 당시 "향후 5년 동안 15억달러(2조원)가량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체적인 투자액을 적시해 자료를 내놓았다. 일선 부처가 아닌 청와대가 개별 기업의 투자건을 발표했다는 것은 그만큼 에릭슨의 이번 투자가 갖는 의미가 상당함을 뜻한다.
그런데 불과 며칠 사이 이상한 상황이 발생했다. 뵌 엘든 에릭슨 코리아 사장이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4세대 무선통신기술을 연구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반박하는 듯한 모습을 내비쳤다. 에릭슨은 또 "투자금액이 1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전적으로 추정일 뿐"이라고 설명한 데 이어 청와대가 '연구개발센터'라고 투자형태를 규정한 것도 못마땅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렇게 '투자의 진실게임'으로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순방 성과에 집착한 청와대가 투자규모나 투자일정 등을 과잉해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비화되자 청와대는 13일 해명자료를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청와대는 "투자규모는 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언급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에릭슨 회장이 이 대통령과의 면담 하루 전인 1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 배석한 실무자가 1,000여명 규모의 연구개발센터(Competence Center)를 둔다는 계획이 금액으로 어느 정도나 될지를 물었다는 것. 이에 에릭슨 회장은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15억달러도 될 수 있고 20억달러도 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에릭슨 회장이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서 투자규모나 투자대상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 자료를 통해 '단정' 지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두고 일자리 창출과 투자촉진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에릭슨의 '정교한 작전'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유선통신시장 장비의 70%가량을 독점했던 에릭슨은 무선통신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참패했고 이를 4세대 무선통신을 통해 회복하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관계자 역시 "에릭슨은 KT의 무선통신장비 교체와 4세대 무선통신시장 진출을 통해 한국 시장 회복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4세대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에릭슨이 우리 정부로부터 4세대 통신장비 시장의 주도권을 보장 받으려 의도적으로 외신을 통해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다.
진실은 추후 밝혀지겠지만 최종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청와대의 발표에 증권시장에서는 이날 상당수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에릭슨은 이날 저녁 자료를 통해 "투자계획에 대해 한국 정부와 완벽한 합의를 했다"며 봉합에 나섰다. 에릭슨은 그러나 "4세대 컨피턴스(연구개발)센터에 대한 투자는 협정체결과 함께 바로 시행에 들어가지만 정확한 일정과 투자규모는 향후 진행될 프로젝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된 '투자액 15억달러'는 여전히 유동적임을 시사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