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가장 핫하다"는 관광산업도 중일 밥상만 차려주나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주 말 "현재 한국 경제에서 가장 '핫(hot)한' 산업이 관광산업이고 핵심 키워드는 중국인 관광객"이라며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5월 관광주간을 앞두고 관광산업의 메카인 제주도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가진 만남에서다. 최 경제부총리는 제주도가 유커(중국인 관광객) 덕택에 고용률이 높아지고 지역 경제도 좋아졌다며 관광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 경제부총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관광산업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관광산업이 번창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다양한 후방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상당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 관련산업은 아직 갖가지 규제에 묶여 외국사의 공세에 판판이 당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유커 결제시장만 해도 유니온페이·알리페이 등 중국 업체들의 독무대가 되고 있다. 알리페이는 백화점에 진출한 데 이어 50여개의 가맹점을 다음달까지 수만개로 늘리는 등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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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일본 여행이 급증하면서 일본계 JCB카드의 한국인 발급자만도 430만명에 달할 정도다. 제주도나 영종도 등지에는 관광호텔에 투자하겠다는 중국계 자본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내 업체에 대한 규제를 없애기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수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면서도 국내 업체의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 외국인들이 마땅히 묵을 곳이 없는데도 국내 업체 진입은 제한돼 숫자놀음으로 허송세월하는 게 현실이다.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공항이나 면세점 고급화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국내 업체에 대한 규제와 역차별을 없애야 할 때다. 한국 관광산업이 각종 규제에 묶여 제자리를 맴돌고 유커 등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뛰고 있다. 규제를 없애고 관광진흥정책을 펼치는 일본에 유커가 몰리고 있다. 자칫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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