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삼성전자를 향한 시선

스티브 잡스는 생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애플이 생산공장을 해외에 두는 이유를 설명했다. 잡스는 이 자리에서 "노동비용이 해외가 저렴하기 때문은 아니"라며 "해외 공장의 거대한 규모와 노동 유연성, 근면함, 해외 노동자들의 산업기술이 미국 노동자를 뛰어넘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미국인들이 애플의 혁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는다고 결코 비난하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사정을 보면 애플과는 사뭇 다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사 견제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애플과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애플은 삼성의 반도체 등 부품 채택을 사실상 배제하면서 삼성에 대해 노골적인 견제에 돌입했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각될 중국에서는 후발 주자들의 삼성 베끼기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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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내년 투자 축소에서부터 다양한 방안의 원가절감 대책까지 검토하는 등 겨울나기 준비에 착수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3ㆍ4분기 영업이익 기록으로 흥청망청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엄살을 부린다는 것'보다는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생존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바로 이 같은 현실인식과 기민한 움직임이 결국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 달성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우리 정치권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한 듯하다. 이건희 회장 등을 무더기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 재벌개혁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쳐볼 요량이기 때문이다. 또 대선을 겨냥해 경제민주화라는 대대적인 공세로 칼날의 끝을 삼성전자에 겨누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분기 영업이익으로 8조원을 벌어들이면서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는 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시선치고는 지나치게 옹색한 게 아닐까.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도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닌지 하는 마음이 앞선다.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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