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엄마나라 말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이중언어·각 국가 문화 지도<br>학부모, 명예교사로 수업 참여<br>강사 부족·통학거리는 과제로

토요다문화학교 러시아어반에서 학생들이‘글자 모자'를 만들며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진성아 '신 차오(xin chao)!'"

아오자이(베트남 전통 의상)를 입은 선생님이 베트남어로 '안녕'을 뭐라고 하는지 묻자 베트남 출신인 휜티바(29)씨가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정답을 알려준다.


5년 전 한국으로 시집온 휜티바씨는 서울 화곡동에서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주여성이다.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 서울삼전초등학교에서 '엄마와 함께하는 엄마나라 언어여행'이라는 주제로 '토요다문화행복학교' 첫 수업이 열렸다. 토요다문화행복학교는 서울시 관내 다문화 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1년 동안 매주 토요일 오전9시30분부터 세 시간 동안 이중언어와 각 나라의 문화를 지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업에는 학부모도 명예교사로 참여해 자신의 모국어와 문화를 자녀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가르친다.

아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삼전초교 한 곳뿐이라 통학거리가 먼 학생도 많았지만 신청 학생은 일반 학생 20명을 포함해 150여명이나 됐다.


이들은 중국어반(5)ㆍ일본어반(3)ㆍ베트남어반(1)ㆍ필리핀어반(1)ㆍ몽골어반(1)ㆍ러시아어반(1) 총 12개 반으로 나뉘어 교육청 소속 이중언어 강사(모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구사할 줄 아는 교사)로부터 언어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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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딸을 데리고 온 최문숙(43ㆍ중국)씨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치지 못했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 좋다"며 "매주 꼭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필리핀 국적인 이세미(선사초ㆍ6학년)양도 "엄마가 늘 바쁘다고 필리핀어를 안 가르쳐줬다"며 "다른 친구들과 필리핀어를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류명숙 삼전초교 교장은 "이주여성의 자녀가 어머니와 함께 공부하면 어머니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의 특성을 재능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프로그램의 의미를 설명했다.

부족한 강사 수급과 통학거리 등은 문제다.

구로구에서 왔다는 김미연(33ㆍ베트남)씨를 비롯한 여러 학부모들은 "맞벌이로 바쁜 부모들은 오고 싶어도 못 온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사들도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베트남어 강사 고미프 엉(다솜학교)씨는 "교육청에 속한 베트남어 강사가 총 4명뿐이라 수업이 빡빡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중언어 강사들은 먼 거리와 바쁜 일정에도 시급 2만원을 받으며 매주 학교로 와 수업을 진행하고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삼전초교는 여름방학 초ㆍ중ㆍ고 다문화 캠프를 열 예정이며 외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일반 학생 참여도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도 토요다문화행복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을 서울 다른 학교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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