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화'의 기치를 내 건 한화그룹이 임직원들의 승진 필수요건으로 '영어 말하기'를 도입한다. 22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오는 2013년부터 한화 전 계열사의 임직원들은 승진을 위해 영어 말하기 시험의 일종인 '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 - computer)에서 일정 등급 이상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도입 초기에는 IL(Intermediate Lowㆍ중하) 등급 이상을 획득한 임직원에게 승진 자격을 부여하며 이후 제도가 정착되면 IM(Intermediate Midㆍ중중)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한화케미칼 등 몇몇 계열사에서 인사평가 및 일부 직급의 승진심사 때 OPIc 등급을 반영하기는 했으나 이를 전 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영어 말하기 능력을 전 임직원의 승진 필수요건으로 하는 것은 재계에서 한화그룹이 사실상 처음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간부 승진시 토익, OPIc, HSK(중국어) 등 외국어 시험에서 일정 점수 및 등급 이상이면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앞서 OPIc를 승진 필수요건으로 제시했다가 다른 승진 자격은 다 갖췄는데 영어 때문에 승진을 못하는 경우를 구제하기 위해 가점 방식으로 변경했다. SK그룹은 간부 승진시 일정 수준 이상의 외국어 점수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LG그룹은 임원 승진 대상자에 한해 LG인화원에서 자체 개발한 영어구사능력 평가 시스템 'LGA LAP 테스트'를 받도록 하고 있다. 말하기와 쓰기 테스트로 구성되며 말하기의 경우 외국인과의 대화를 녹음, 내용을 분석해 총 9단계로 평가하게 된다. 임원 승진을 위해서는 상위 5등급인 3.0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한화그룹은 '글로벌 한화' 전략에 맞춰 각 계열사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임직원들의 영어실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지난 3월 ㈜한화 무역부문에 해외 사업실을 설치하고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발족했으며 최근에는 김승연 회장이 직접 10년 먹을거리를 찾아 동남아시아 5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글로벌 선진화를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영어능력이 필수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이를 통해 국내외 주요 사업 부문이 해외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