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가 해외 부동산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며 글로벌 부동산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투자 대상도 기존의 북미ㆍ영국ㆍ호주 등 선진국 위주에서 중동지역으로, 상업용에서 주거용으로 넓어지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나머니의 공격적인 부동산 사냥에 영국ㆍ호주 등의 부동산시장도 들썩이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왕서방들의 부동산 사랑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계(홍콩 포함) 자금의 미 부동산 투자액은 전체 해외자본의 11%를 차지했다. 지난 2007년의 5%와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이상 늘면서 캐나다에 이어 두번째 큰 손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 같은 차이나머니의 미 부동산 투자는 올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소호차이나의 경우 브라질 회사와 손잡고 뉴욕의 제너럴모터스(GM) 빌딩 지분 40%를 34억달러에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완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655개의 고급 주택단지를 개발해 40%를 중국인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부동산중개업체 라살캐피털의 국제담당 책임자 스티브 콜린스는 "중국자본의 부동산 투자는 이제 시작일 뿐인데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금이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나머니는 영국 등 유럽 시장으로도 몰려들고 있다. 조사업체 리얼캐피털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중국자본의 유럽 부동산 투자규모는 22억유로로 이미 지난해 총 투자액인 20억유로를 넘어섰다. 특히 이들 자금의 80%가 몰린 영국의 경우 올 들어 런던 부동산 가격이 평균 3만파운드가량 오르는 등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쾌적한 환경과 자녀교육을 위해 중국인 이민이 급증하면서 호주 등지의 부동산시장도 들썩대고 있다. 이 밖에 중국자금은 러시아 고객이 주를 이루던 터키ㆍ중동의 고급 부동산시장에도 손을 뻗치고 있으며 한국의 송도시ㆍ부산ㆍ제주도로도 투자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차이나머니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는 것은 우선 중국 정부의 규제 탓이다. 나아가 중국 정부는 자국 내 부동산 거품을 꺼뜨리기 위해 해외 투자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국영 중국은행은 지난해 미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최대 외국계 대출기관으로 올라섰다. 아울러 위안화가 올 들어 달러화 대비 2% 오르는 등 강세를 지속하고 미국ㆍ유럽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점도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980년대 엔고를 등에 업고 미국 등 해외 부동산시장을 무차별적으로 사들였다가 결국 손해만 보고 철수했던 재팬머니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