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전세계 발기부전치료제들의 각축장’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뜨겁다. 지난 1998년 세계 최초의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가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개발된 6종류의 발기부전치료제가 모두 시판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절반인 3개 제품이 국산일 정도로 개발열기가 높다. 최근엔 물 없이 녹여먹는 얇은 필름형태의 새로운 발기부전치료제가 국내에서 처음 출시되는 등 첨단제형 경쟁도 숨가쁘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오던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규모는 올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유독 발기부전치료제가 국내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왜일까. 전문가들은 급속한 인구노령화에 따른 성생활 시기 연장에 대한 관심고조와 대중 매체를 통한 발기부전질환의 공론화 등이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확대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한다. 조성태 강남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노인들이 과거에는 성문제에 대한 관심이 적고 공개석상에서 본인의 성생활을 얘기하는 것을 상당히 꺼렸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과 방송 등 미디어의 영향으로 성문제를 공론화하며 고민을 나누기 시작하고 발기부전을 질환으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식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인해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자가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다. 조 교수는 “최근 비만인구가 늘면서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이 늘고 있고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발기부전을 앓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잦은 회식, 야근 등으로 운동시간이 부족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로 술로 풀려고 하는 한국적인 직장문화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높은 관심은 좀더 먹기 편하고, 효과는 빠르며 부작용은 적은 제형 개발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최근 JW중외제약이 6번째 발기부전치료제로 출시한 제피드는 복용 후 최대 15분만에 효과가 나타나는 속효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3세대 약물인 제피드는 빠른 약효로 보다 자연스런 성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장점을 지녔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임일성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최근 발기 효과 외에 파트너와 자연스러운 성생활을 할 수 있는 효과 빠른 약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속도와 부작용 최소화가 앞으로의 발기부전치료제의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동일한 발기부전치료 약물이라고 할지라도 개인에 따라 반응이나 부작용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 만큼 제품광고에 현혹되기 보다는 의사와 상의해 본인에게 적합한 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