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은, 정부에 훈수 "독일식 중기 육성책 벤치마킹 신중해야 "

한국은행이 독일식 중소기업 육성책을 벤치마킹하는 방식에 신중해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정부가 독일 중소기업을 모델로 오는 2017년까지 글로벌 강소기업 3,000개를 키우겠다고 공언한 상태에서 한은이 정부의 중소기업정책 베끼기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13일 한은이 발표한 '독일 중소기업이 강한 경쟁력을 갖는 주요 배경'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국가가 독일 사례를 참고해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구체화하는 데는 상당한 제약이 수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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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독일 경제가 유로 지역 국가채무 위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건 중소기업이 제조업 중심의 성장체계 안에서 일정 역할을 담당하면서 고용안정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중소기업은 지난해 글로벌 히든챔피언(특정 품목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이지만 낮은 인지도의 중소기업)의 절반(1,307개)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다른 선진국이 서비스업 발전에 중점을 둘 때 독일은 비교우위에 있는 제조업을 육성했고 우수한 클러스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중소기업 특유의 취약점을 보완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틈새시장 전략을 구사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고용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도 우수한 노동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줬다.

한은은 그러나 독일 중소기업이 다른 국가보다 강한 경쟁력을 가진 건 특유의 제도적 환경, 경제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독일 중소기업 대부분은 가족기업으로 단기실적보다 내실지향적인 경영을 지향하고 주립, 저축은행이 중소기업과 소매상 대출의 40%, 70% 이상을 각각 차지한다. 박진호 조사국 선진경제팀 차장은 "자국의 제도 및 경제 여건을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세밀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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