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골드만의 경고… 투기세력 썰물

금값 등 폭락… 국제상품시장 "잔치 끝났다" 하루 새 패닉



전세계 투자자들을 끌어모아온 글로벌 원자재시장에서 하룻밤 사이 '엑소더스'가 벌어졌다. 주요 상품 가격이 5일(현지시간) 일제히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투기세력에 의해 형성된 국제 상품 가격의 '거품'이 붕괴되고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8.6%나 급락하며 배럴당 99.80달러로 마감했다. WTI가 10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3월16일 이후 처음이다. 금값도 곤두박질쳤다.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3.90달러(2.2%) 떨어진 1,481.40달러로 마감했고 이번주 들어 연일 폭락세를 보인 은값도 8% 추가 하락했다. 구리ㆍ면화ㆍ설탕 가격도 줄줄이 떨어졌다. 이로써 WTI와 은값은 4월28일 고점 대비 각각 12.4%, 26% 급락했다. 19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지수화한 로이터ㆍ제프리CRB지수는 전날보다 17.54(4.9%) 급락한 341.09로 마감, 2009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선 것은 무엇보다 지금까지 가격 급등을 야기했던 '큰 손' 투기꾼들이 매도세로 돌아서며 시장에 투매의 불을 당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가 투기세력 이탈 가능성을 제기하며 '매도'를 권고한 데 이어 실제로 조지 소로스 등 거물 투자자들이 상품시장에서 빠져나간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헤지펀드들이 앞다퉈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원자재 중계업체인 린드월독의 프랭크 콜리 스트래지스트는 이날 벌어진 투매현상에 대해"시장에서 엄청난 현금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겁에 질린 헤지펀드들이 모두 출구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동결 시사 발언도 원자재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일부 경제지표 부진으로 미국 경기가 다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데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상반기 중 금리동결 방침을 시사하면서 달러화가 급등, 원자재 값을 한층 끌어내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뉴욕 소재 상품투자회사인 MF글로벌의 에드워드 마이어 애널리스트는 "상품거래 전반에 걸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늘 사태는 역사에 기록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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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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