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업계가 불황의 수렁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입증이라도 하듯 백화점ㆍ패션몰ㆍ인터넷쇼핑몰 등 유통업체들은 자금 압박을 받고 있거나 부도 난 업체의 제품을 `떨이`로 판매하는 등 할인행사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경기 불황, 의류 업체들의 과잉 생산 등에 따른 것으로 최근에는 소매점인 할인점에서까지 옷을 저울에 달아 `땡처리 방식`으로 판매하는 행사까지 벌이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동맥경화에 걸린 의류산업을 현장별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의류업계
지난 연말 이후 여성복이나 캐주얼 브랜드 등을 중심으로 정리되거나 부도처리 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A캐주얼 브랜드가 최종부도 처리됐고, S사의 신규브랜드도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월상품이 넘쳐나고 있어 예년에 50% 선으로 이뤄지던 세일가격은 올해 60~65%까지 내려간 상태.
업계의 관계자는"정부의 카드사용 규제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지 않는다"며"부도난 브랜드들은 90% 세일도 마다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ㆍ인터넷쇼핑몰
홈쇼핑업체들도 의류 제품을 기존 가격 보다 할인해주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홈쇼핑업체의 의류 구매담당자는 "그 동안 거래를 하던 의류 업체들 중 30~40%는 부도가 나 없어진 것 같다"며 "예전에는 가만히 있어도 물건 팔아달라고 찾아오는 업체들이 줄을 섰는데 이제는 우리가 업체를 찾으러 다녀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에도 겨울 상품과 지난 봄 상품을 싼 값에 판매하는 기획 세일전이 잇따르고 있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현재 패딩, 가죽, 모피 등을 절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겨울상품 마감전`과 `봄 이월 상품 판매전`을 실시하고 있고, 한솔CS클럽(www.csclub.com)도 `의류 90% 파격 할인전`등 각종 이벤트로 가득 차 있다.
이에 관련 업계의 관계자는 "재고를 남기지 않으려는 의류 업체들이 겨울 상품을 싼 가격에 인터넷 쇼핑몰 쪽으로 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패션몰
동대문 패션몰 두타도 판매가 저조했던 겨울 상품 판매를 위해 여성의류,?아동의?? 정장 등 을 최대 50%에서 2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는 막바지 겨울 상품 재고 소진 차원에서 각 매장별로 할인율을?5~10%정도 더 높일 예정. 밀리오레도 겨울상품 처리를 위해 각 점포마다 세일을 시작, 일정 품목이 다 팔릴 때까지 세일을 하고있다.
◆백화점ㆍ할인점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헐값 판매는 덜 한 편이지만 물건을 쌓아놓고 판매하는 `매대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있다.
매대 판매는 매장면적 대비 매출이 높아 백화점 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한편 최근 한 할인점은 옷을 저울에 달아 무게로 판매하는 행사를 실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중간 유통업자는 "원가 7,000원 짜리 겨울바지를 백화점에서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의류 판매의 가격구조가 붕괴된 것은 이미 오래전"이라고 말했다.
<유통ㆍ생활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