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술] 한농 한기석 초대전 8일부터 백상기념관서

한농은 1930년 서울서 태어나 1952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버지니아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동안 30여회 이상 개인전과 국제전을 가진바 있다. 작가는 특히 지난 96년 유니세프 창설 50주년 기념우표에 그의 대표작 「감나무」가 선정되어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86년 대구 동아백화점에서의 개인전 이후 처음으로 갖는 전시회이다.캔버스에 아크릴과 젯소등 혼합재료를 사용하는 한농의 작품은 오랜 이국생활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정서가 작품 깊숙이 감추어져 있고, 대지의 기운과 직접 교류하는 생명력이 강하게 꿈틀거린다. 「감나무」와 「항아리」 연작을 즐겨 그린 한농의 말을 들어보면 그의 내면적 사색을 더욱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감나무 그림이 아니다. 달밤에 오직 하나만 남은 열매가 매달려 있다. 이는 인간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작품이다.』 『모든 작품에 동양철학을 부여했다. 주역사상과 팔괘를 항아리에 담았으며, 이는 우주의 신비함과 대기만성을 뜻한다.』 작가는 자연이나 인공의 실재를 화폭에 옮기면서 즉물적인 이동(移動)을 따라가지 않고 그것들에 조응하는 인간의 인식구도를 체계적으로 담아냈으며, 강렬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화면을 단순 명쾌한 구도로 조직하고 있다. 달밤에 마른 가지가 있고 단 하나의 감이 달려있는 모습이나, 대지의 땀구멍을 딛고 대기(大氣) 가득한 공간으로 뻗어나가는 한그루의 나무 위에 둥지를 튼 까치집을 통해 작가의 언설(言說)은 보다 명증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장식성 풍부한 화려한 색감, 이야기 가득한 화면 구도, 은근이 배어나오는 생명의 울림 등이 한농의 작품세계를 특징짓고 있는 것이다. 한농의 회화 작품과 판화 작품이 함께 출품되는 이번 전시는 한국일보사 백상기념관에서 주최하고 미국 새스코 화랑이 주관했으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월간미술이 후원했다. 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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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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