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3차 글로벌 금융위기 오나] "美도 안전지대 아니다"

월가 전문가 "유럽에 돈 빌려준 美은행 동반부실 우려"



활화산처럼 분출한 그리스발 외채위기는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도 상륙하는 것인가.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 미국도 그리스발 위기에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의 위기가 포르투갈ㆍ스페인 등 남부유럽으로 이어지면 유럽에 돈을 빌려준 미국 은행들이 덩달아 부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월가의 유명 은행 애널리스트인 로치데일증권 리처드 보베는 6일(현지시간) 컨트리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미국 은행은 대유럽 채권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유럽발 외채 위기에 빠르게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베는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이라는 인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이보다는 앞으로 어느 나라가 디폴트를 선언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더 우려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JP모건ㆍ씨티그룹ㆍ뱅크오브아메리카(BoA)ㆍ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 등 미국 5대 은행만의 해외 채권은 2조5,190억달러. 이중 JP모건은 1조5,060억달러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 비중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물론 5대 은행의 그리스 엑스포스는 거의 미미한 편. 그러나 미 은행권 전체로 본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미 은행권은 181억달러의 적지 않은 그리스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음 위기의 진앙지로 꼽히는 스페인 채권 660억달러를 비롯해 ▦포르투갈 66억달러 ▦이탈리아 747억달러 등 모두 1,554억 달러에 이른다. 특정 국가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채권회수비율은 20~30%선에 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기관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도 유럽발 위기가 국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이 이 태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특히 그리스 위기가 잠재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렀듯 '그리스의 나비 한 마리가 지구 반대편에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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