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현방안 미흡한 정부의 해외에너지개발계획
석유ㆍ가스 등 전략자원의 자주개발률을 오는 2016년까지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산업자원부의 3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계획에 따르면 석유와 가스는 현재 3%인 자주개발률을 8년 후 28%까지, 유연탄ㆍ우라늄ㆍ니켈 등 6대 전략광물도 크게 높이기로 했다. 에너지 개발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지원도 강화해 자원개발예산을 연간 1조원 이상으로 늘리고 자원개발기업에 병역특례 전문인력연구제도도 도입한다고 한다.
그러나 에너지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은 눈에 띄지 않는다. 더구나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높이겠다는 정부 계획과는 달리 자주개발률은 되레 떨어지고 있다. 일례로 석유ㆍ가스의 경우 지난해 3.2%로 지난 2004년과 2005년의 3.9%와 4.1%보다 하락했다. 정부는 소비물량이 늘어난데다 몇몇 해외유전의 계약이 끝난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설득력이 없다. 2016년까지 높이기로 한 자주개발률도 현재 탐사단계에 있는 유전을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해 계산했다. 실현방안은 제시하지 못한 채 숫자 꿰맞추기에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후 국내업체들이 자금난 때문에 유전사업을 대거 정리한 탓이 크다. 다행이 최근 다시 민간업체들이 유전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국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뒤늦게 다시 출발하는 만큼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권오규 부총리가 엊그제 해외원자재 개발업체에 대한 금융 및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한 만큼 관련 부처들은 하루라도 빨리 법과 제도를 보완해 기업들의 애로를 풀어줘야 할 것이다.
자원개발을 위한 전세계 인력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국가 원수를 비롯한 외교관들의 자원외교 노력도 더욱 강화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해외자원 개발 못지않게 저에너지소비형 산업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 하이브리드카ㆍ수소자동차 등 연료소비가 적은 차종 개발에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 풍력과 조력을 이용한 에너지 자원 확보와 대체에너지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입력시간 : 2007/08/07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