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계 실질소득 추락..소비 회복 '먹구름'

도시근로자 5분위 배율 악화는 일단 정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어 소비 회복세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3.4분기 가계수지 동향'의 특징을 요약하면 소득 증가가한계를 보이는 가운데 세금 등 비소비 지출 부담이 크게 늘고 소비 성향은 높아지면서 가계의 지출이 늘어, 흑자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진행돼온 소득 증가가 한계를 맞으면서 소득분배의 불균형도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의 악화는 일단 멈췄다. 전문가들은 소득 정체가 소비 심리 악화로 이어질 경우 민간 소비를 제약하면서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실질 소득 추락 올해 3.4분기 전국 가구(2인이상 비농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94만8천7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소득 기준으로는 0.2% 줄어든 것이다. 가장 큰 소득원인 근로소득(명목 기준)이 2.0%, 2대 소득원인 사업소득도 0.6%증가에 각각 그치고 퇴직금이나 연금 일시금 등 비경상소득은 10.5% 감소한 때문이다. 이자나 배당 등 재산소득은 8.8% 늘고 사회보장 등 이전소득은 15.9% 증가했다. 통계청 최연옥 과장은 "전국가구 조사는 2003년부터 실시된 만큼 실질 소득이마이너스를 보인 적은 없다"며 "증감 추세는 도시근로자 가구와 비슷할 것"이라고말했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31만900원으로 3.0% 늘어나는데 그쳐 실질소득 기준으로는 0.6% 증가에 불과했다. 실질 소득의 증가율은 2003년 1.4분기의 0.2%이후 10분기만에 최저 수준이며 같은 3.4분기만으로 놓고 보면 외환위기때였던 1998년이후 최악이다. 도시근로자 가구 역시 근로소득(명목 기준)은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3.4분기 기준으로 1998년이후 최저 수준이다. 사업소득은 13.8% 늘고 재산소득 5.1%, 이전소득 33.9% 등도 물가 상승률을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 불안한 지출 증가세...`쓸돈은 줄었는데' 올해 3.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가 부담한 세금 등 비소비지출액은 44만5천7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3%나 늘었다. 가장 큰 요인은 지난해까지 7월과 10월이었던 재산세 납부시점이 7월과 9월로바뀌면서 조세 부담액이 12만8천500원으로 20.2%나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통계청은분석했다.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은 286만5천200원으로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결국 실질 기준 가처분 소득은 0.5% 감소했으며 이는 같은 3.4분기 기준으로 역시 1998년이후 최악이다. 그러나 소비심리 개선에 따라 소비지출액은 215만2천700원으로 4.0%가 늘었다. 분야별 소비지출 증가율을 보면 보건의료 14.9%, 주거 11.0%, 가구가사 9.8%,교양오락 9.5%, 교육 8.2%, 교통통신 8.1%, 피복신발 5.9% 등 순으로 늘었고 식료품(-1.0%)과 잡비(-4.8%) 등은 줄었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 소비성향은 75.1%로 올들어처음 상승세로 돌아섰다. 결국 쓰고 남은 흑자액은 71만2천6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 줄면서 올들어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가처분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흑자율 역시 작년 3.4분기 26.4%에서 24.9%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소득 증가의 둔화는 작년 3.4분기가 상대적으로 호조세였던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앞으로 소비 증가가 생산 확대→소득 상승으로이어지면서 경제회복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소비 회복세가 탄탄하지 않아 불안한가운데 소득이 악화되면 아무래도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소득불균형 악화는 일단 정지 그나마 소득분배의 불균형도 악화세가 멈춘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소득계층별로 최하위 20%인 1분위(월평균 소득 119만5천700원)의 소득 증가율은3.4%로 평균 도시근로자 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2분위(214만7천800원)는 2.8%, 3분위(293만6천900원)는 3.4%, 4분위(388만9천900원)는 2.4% 각각 늘었으며 최상위 계층인 1분위(638만1천700원)는 3.1% 증가했다. 결국 5분위 계층에 대한 1분위의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5.34배로작년 동기의 5.35배보다 미미하나마 완화됐다. 그러나 적자가구 비율은 평균 22.6%로 작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었다. 전국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 역시 작년 3.4분기 7.30배에서 7.28배로 낮아졌으며 적자가구 비율은 작년 3.4분기 27.6%에서 28.4%로 오히려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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