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Q세대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오늘날 미국의 젊은 세대가 온라인세계에만 갇혀서 이상을 추구하고 있는 ‘Q(quiet)세대’로 전락했다”며 “이 같은 Q세대들은 더 이상 온라인에 갇혀 있지 말고 실제의 세상으로 뛰쳐나와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지털정보사회가 만들어버린 닫혀 있는 젊은 세대들의 단면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절의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기기의 발전이다. 사람들은 MP3의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듣고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로 영화를 보면서 세상과 단절된다. 또 사이버공간에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 형성의 필요성을 간과하고 있고 직접적인 인간관계 단절 현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요즘 중ㆍ고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카메라폰을 무서워해 체벌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가치관의 변화도 큰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런 학생들에게 가장 무서운 체벌은 휴대폰을 압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휴대폰을 빼앗기면 마치 세상과 단절이라도 된 듯 안절부절 못하기 때문이다. 감시로 인한 압박감 역시 현대인을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화시대에서는 삶의 다른 장(章)을 펼치거나 뒤에 숨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블로그와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을 소유한 현대인들 모두가 취재원인 동시에 파파라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인들의 노출증은 이 같은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흥밋거리나 화제가 된다면 유명인사나 연예인이 아니어도 우리의 말과 행동ㆍ모습은 사진으로 포착돼 글과 함께 사이버공간에 ‘디지털 지문’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시내 도로나 국도ㆍ고속도로 가릴 것 없이 감시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골목길, 건물 옥상, 편의점 매장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정보가 우리의 동의 없이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절과 감시는 결국 디지털정보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원하는 정보기술(IT) 유토피아에 거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절과 감시의 불빛 아래서 유토피아의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밖에서 겉돌고 있는지도 모른다. 디지털정보사회를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간 본위의 세상을 인정하고 그 밑바탕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정보화사회를 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디지털세상을 단절과 감시가 아닌 사랑과 정(情)이 넘치는 풍요로운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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