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가전명가 LG, 중남미서 부활의 날개

작년 매출 1조1,000억 껑충 현지 성장률 단연 독보적

TV 점유율 삼성 따라잡아 스마트폰 애플 제치고 2위


LG전자가 '꿈의 대륙' 중남미에서 가전 명가로의 부활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중남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은 고성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톱 전자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는 중남미 지역에서만 7조8,522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인 2012년 매출 6조7,638억원과 비교해 1조1,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해외 다른 지역과 비교할 경우 중남미지역에서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LG전자가 지난해 국내와 해외를 포함해 1조원이 넘는 매출성장세를 기록한 지역은 중남미가 유일하다. 지난해 한국과 유럽에서 각각 전년 대비 8,000억원대의 성장을 달성했으며 북미 지역에서는 2012년보다 3,070억원의 매출을 더 거둬들였다. 매출규모로는 한국과 북미, 아시아·아프리카에 이어 중남미가 네 번째이지만 성장률로 보면 단연 독보적인 셈이다.


주요 제품별로도 LG전자는 중남미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TV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가 8년 연속 전세계 TV 판매 1위를 이어가며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중남미에서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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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중남미 LCD TV 시장에서 매출기준 28.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27.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11년 21.6%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0.1%)에 9% 포인트 가까이 뒤처졌던 LG전자는 2012년 5.8% 포인트 차이로 추격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중남미 전체 TV 시장에서도 29.5%의 점유율을 기록, 수년간의 격차를 따라잡으며 삼성전자와 동률을 이뤄냈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중남미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14.1%의 점유율로 애플(9.5%)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뛰어넘는 성적을 낸 곳은 중남미가 처음이다. 이 밖에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사업에서도 유럽의 글로벌 브랜드들의 강세에 맞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올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의 방문지로 멕시코를 찾은 것 역시 중남미 시장이 갖는 중요성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당시 구 부회장은 현지 생산기지 등을 둘러보고 중남미 시장 전략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중남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중남미지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온 결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LG전자는 중남미지역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결코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와 현지 마케팅을 지속해왔다"며 "오랜 노력이 최근 하나둘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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