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꼭 에디슨이 아니어도…"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창조적 실패' 가 조직 살린다<br>아스피린·포스트 잇…실패한 제품에서 비롯<br>품질의 현대·친환경 두산…좌절 극복이 만든 결과


‘성공하는 조직이 되려면 실패를 패배가 아닌 비약의 에너지로 받아들이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지난 2001년 삼성그룹은 ‘실패학에 대해’란 제목의 임직원 교육자료를 통해 실패의 활용법을 본격 전파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이 자료를 통해 “실패는 ‘고효율의 과실’임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이후 실패에 대해 책임만을 추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위험을 무조건 회피하려는 경향이 만연돼 있다”고 지적한 뒤 “성공하는 조직은 실패를 숨기거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 성공을 향한 계단으로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후 실패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가면서 오늘날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접어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실제로 실패의 쓴 잔을 교훈 삼아 절치부심 끝에 화려하게 성공한 사례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품 중 하나인 독일 바이엘사의 ‘아스피린’은 원래 염료로 개발됐다가 실패한 제품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미국 3M사의 ‘포스트잇’도 당초 접착제로 만들어졌으나 접착력이 약해 실패했지만 한 직원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접목되면서 초히트 상품이 됐다. 국내에서도 두산이 91년 낙동강 페놀오염 사태로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웠지만 이는 오히려 친환경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 앨라배마에 공장을 짓고 여기서 생산되는 쏘나타가 현지에서 ‘톱 10’ 자리에 오를 정도로 성공한 것도 어찌 보면 ‘소나 타는 차’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80년 후반 미국에서의 참담한 실패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고객으로부터 외면받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끊임없이 이를 개선하려는 도전정신이 오늘날 ‘품질의 현대’란 찬사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패를 연구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실패는 반드시 사전에 이를 예고하는 징후가 나타나는데 이를 토대로 체계적인 연구를 하면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실패사례들은 미흡하거나 잘못됐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묻히는 경우가 많지만 실패의 경험이야말로 더 큰 성공을 만들 수 있는 초석”이라며 “길게 보면 실패 그 자체는 회사에 해가 되는 것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개인도,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는 그만의 독특한 지론이다. ‘실패학’의 창시자 하타무라 요타로는 그의 저서 ‘나와 조직을 살리는 실패학의 법칙’에서 “누구나 ‘성공’이란 단어는 좋아하지만 ‘실패’라는 단어는 의식적으로 싫어한다. 하지만 성공신화의 뒤에는 반드시 실패의 교훈이 숨어 있다. 성공은 실패를 밑거름으로 해서 노력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패 그 자체는 뼈 아프지만 훗날 성공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이를 ‘창조적 실패’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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