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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LCD공장을 파주에 뺏겼으니 혁신도시라도 지정해준 거겠죠” 구미에서 김천으로 넘어가는 906번 도로. 김천이 경북혁신도시로 지정된 것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일렬로 걸려있다. 혁신도시로 지정된 170만평 부지는 김천시 동쪽에 위치한 농소면과 남면 일대로 구미와 연결되는 김천의 초입에 자리잡고 있다. 김천의 부동산 시장은 원래 산업도시 구미에 비해 밀리던 지역이었다. 인구가 구미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인 데다 산업도 의존하던 터라 토지거래는 물론 아파트 분양성적도 시원찮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3년 10월 KTX역사 건립이 확정된 후 대전과 김천이 20~30분, 서울과 김천이 1시간 대로 가까워지자 토지거래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혁신도시 지정 후 인근 대구, 구미 일대 부동산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혁신도시 발표 전후로 활발하던 거래는 새해가 되고는 거의 끊긴 상태. 아포읍 대한공인의 박종설 사장은 “8ㆍ31대책 발표 이후 뜸하다가 혁신도시 발표 전후인 11월 중순부터 12월말까지 거래가 매우 활발했다”며 “지금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라있지만 시장이 조용하다”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는 농소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주위의 봉곡리, 연명리, 용암리 일대가 꼽힌다. 농지가 평당 10만원에서 25만원, 많게는 30만원까지 뛰었다. 아포읍 일대에서도 땅 주인들이 농지는 20만원, 대지는 40만~50만원을 부르고 있다. 새로운 유입인구가 거의 없어 제자리 걸음만 걷던 아파트 시장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소화되기 시작했다.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 5월부터 분양했던 교동택지지구의 24평~48평형 코아루(996가구)는 혁신도시 발표 후 50%대의 분양률이 70%대까지 높아졌다. 김종규 한토신 사업2본부 차장은 “지난 12월부터 200가구 이상을 팔았고, 2~3개월이면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있어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했던 아주종합건설의 아주아트빌도 최근에는 조금씩 분양이 되고 있다. 김천 시장진출을 위한 건설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분양대행업체 S사 관계자는 “최근 2~3개 정도의 건설업체가 김천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혁신도시 완성 전에 입주를 하면 부담스럽다는 점 때문에 쉽게 결정하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주택이 들어설 만한 부지는 100만~300만원을 부르고 있다. 김천의 이런 분위기는 구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혁신도시가 완성되는 2012년까지는 김천보다 기존 생활환경이 더 잘 갖춰지고 학군도 나은 구미가 더 선호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구미-혁신도시간 자동차전용도로가 예정돼 있고, KTX 역사가 개통되면 김천보다 구미 인구가 더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것도 이런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때문에 김천과 맞닿은 구미 부곡동 일대에는 투자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