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독일 사상 첫 제로 금리 국채 발행

유럽위기의 여파로 스페인ㆍ이탈리아 등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 금리가 위험선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독일이 사상 처음으로 제로 금리의 국채를 발행했다.

독일 경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독일이 재정위기를 틈타 실익을 챙겨가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독일은 최근 자국 내 임금 비용을 높이고 내수를 부양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명목 아래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IG메탈) 노동자의 임금을 2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려주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입찰을 통해 45억6,000만유로 규모의 2년 만기 제로 쿠폰(표면금리 0%) 국채를 발행했다. 낙찰금리는 0.07%로, 지난달 실시했던 동일 만기 국채의 낙찰금리 0.25%에서 크게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응찰 자금도 70억유로가 넘었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커지면서 스페인 등의 국채 금리가 급등(가격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로 몰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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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떼 제네럴의 시아란 오하간 유럽 금리전략 대표는 “제로 쿠폰으로서 이렇게 대규모의 벤치마크 국채가 발행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는 불안한 시기에 안전성을 좇는 수요가 많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FT는 “유로존에서 그리스가 이탈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최근 독일ㆍ영국ㆍ미국ㆍ일본 국채 값을 밀어 올렸고 그 결과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이와 관련해 “최근 AAA 신용등급의 국가가 발행하는 단기 국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당분간 유로존 붕괴 우려로 독일 2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유로존 국가의 경제가 죽을 쑤는 것과 달리 독일 경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이 15일 발표한 올 1·4분기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5%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인 0.1%를 크게 웃돌았다. 3월 수출도 전달 대비 0.9% 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같은 달 산업 생산도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2.8%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문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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