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방송가 기상도] 중견 조연 내공에 '채널 고정'

'신데렐라…' 이미숙 ·'개인…' 류승룡 탄탄한 연기 시청률↑

이미숙, 류승룡

공존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주인공은 '대발이'(최민수)였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이 '대발이 아버지'(이순재)를 기억한다. 올해 초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추노>에서도 유행어를 남긴 이는 "나 천지호야~!"를 외치던 성동일 뿐이었다. 어느 순간, 중견 배우가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는 사라졌다. 팬클럽을 호령하고 CF 모델로 각광받는 젊은 배우들이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경험 많은 중견 배우들의 내공을 따라갈 수는 없다. 주인공보다 빛나는 중견 조연들이 드라마의 활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목 드라마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KBS 2TV <신데렐라 언니>(극본 김영조ㆍ연출 김규완). 주인공 은조(문근영)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배우 이미숙이 "이 년아!"를 외칠 때마다 시청률이 1% 상승한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다. 정숙한 아내와 속물 엄마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는 이미숙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최근에는 남편이 죽은 후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배다른 딸인 효선(서우)을 구박하고 대립하면서 <신데렐라 언니>의 새로운 갈등 구조가 생기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사실상 이미숙은 전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이다. 그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고, 또 해소된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도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데렐라 언니>와 시청률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MBC <개인의 취향>(극본 이새인ㆍ연출 손형석)에도 눈에 띄는 조연이 등장한다. 최관장 역을 맡고 있는 배우 류승룡이 그 주인공. 류승룡은 섬세한 게이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9회 분량에서는 사무실로 온 '가짜 게이' 전진호(이민호)에게 자료를 건네며 "거절할지 모른다는 예상에도 내가 보자고 한 건 음…..심심해서요" 라는 실없는 말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샀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류승룡의 연기 변신이다. 그는 주로 선굵은 악역을 맡아 왔다. 최근에도 영화 <시크릿>과 <베스트셀러>,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모습을 선보였다. <개인의 취향>의 관계자는 "의외성에 기댄 캐스팅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지금껏 보여준 모습과 상반된 매력을 선보인 류승룡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가 높다. 그가 출연하는 부분의 분당 시청률도 높은 편이다"고 밝혔다. MBC 특별기획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극본 이홍구ㆍ연출 이형선)에서는 배우 조진웅의 열연이 돋보인다. 극중 망나니 재벌 2세 장호 역을 맡은 조진웅은 폭력적인 무식한 재벌 2세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해 냈다. 전작인 KBS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과 <추노>에서 각각 코믹한 모습과 우직한 충성심을 보여줬던 그의 팔색조 연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톱스타를 기용해도 실망하는 드라마가 수두룩하다. 주연에게만 너무 힘을 주면 진부하거나 식상할 수 있다. 중견급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는 드라마를 풍부하게 만들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부여한다. 성공한 드라마치고 '명품 조연' 없는 드라마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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