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원ㆍ달러 환율이 71원 급락한 것은 외환당국이 투신권의 달러 매수에 개입, 조정을 한 것이 한몫했다. 정부가 기업에 ‘환투기를 하지 말라’며 달러를 풀도록 압력을 가한 데 이어 투신권의 무질서한 거래행태에도 칼을 들이댄 것이다.
최근 환율 폭등에는 투신권의 달러 환매수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하락하면 투신권의 해외펀드 가치가 떨어지게 돼 시중은행들은 달러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달러 매수에 나서왔다. 해외펀드 환매분을 훨씬 넘는 달러나 필요하지도 않은 달러를 확보하려고 하면서 뉴욕증시가 안 좋은 날이면 환율시장은 어김없이 개장 초부터 매수주문이 쏟아지며 환율 급등세를 연출해왔다.
외환당국은 ‘묻지마’식 투신권의 달러 환매수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날 개장 전 투신권의 달러 환매수를 ‘개장 전 거래(오전8시30분~9시)’로 유도했다. 미리 환율 급변동 요인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시장에서는 이날 환율이 32원 급락하며 거래가 시작된 데는 이 같은 정부 개입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신권의 한 관계자는 “외환당국에서 연락을 해 필요한 달러물량이 얼마만큼인지 묻고 살 물량 등을 따지며 거래량을 조정했다”고 전했다.
재정부와 한은은 투신권 달러 환매수 거래를 제한하는 한편 필요한 달러물량을 집계해 그만큼의 달러공급처를 매칭시켜주거나 직접 공급해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투신권의 외환거래를 장외로 유도한다고 가격 변동성이 곧바로 줄어들지는 미지수지만 당국이 투신권 달러 수요를 분산시키고 일정 부분 소화하면 적잖은 불안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