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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중심의 증권사 성과보수 체계가 결국 테마주를 양산한 셈입니다."
권혁세(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들의 성과보수 체계를 강하게 질타했다. 증권사들이 실적을 위해 매매를 부추기는 관행이 최근 증시 기반을 흔들고 있는 테마주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권 원장은 증권사들이 성과평가 체계를 개선하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권 원장은 17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열린 '청소년희망육성성금 전달식' 행사에 참석한 직후 서울경제 취재진과 단독으로 만나 "증권사들이 직원 실적평가를 수탁수수료 위주로 하다 보니 과도하게 매매를 부추기는 관행이 팽배해 있다"며 "이는 투자자 보호 취지에도 맞지 않고 증권시장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과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위탁수수료 위주로 실적평가를 해서 연봉을 주는 시스템이 돼 있으니까 지점에서 거래를 많이 일으키려 하고 실제로 국내 증시의 매매 회전율이 매우 높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만 많은 수수료를 내게 돼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의 경우 지난해 영업점의 과당경쟁 등에 따른 불건전 영업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영업점 성과평가지표(KPI)를 개선하기도 했다"며 "증권사들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성과 체계를 자발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증권사들의 성과평가 체계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현재 점검 중에 있다"며 "장기 투자문화가 이뤄지고 기업실적과 건전성에 바탕을 둔 투자 권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증권사들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성과 체계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맞다"며 "증권사별로 성과 체계가 여러 가지이지만 과도한 성과급 체계가 있다면 개선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대부분이다 보니 성과 체계를 제한할 경우 증권사 전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의 임원은 "브로커리지 수익밖에 없는 증권사에 성과 체계를 제한할 경우 영업에 막대한 지장이 올 수 있다"며 "일률적인 성과급 체계 정비는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날 행사 중간에 기자들에게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법률검토를 마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법률검토한 내용과 사실관계를 정리해 금융위원회에 그대로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27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 이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의 사의표명에 대해서는 "김 사장의 사의는 금융당국과 상관이 없다. 나는 (김 사장이) 그만둔 것도 몰랐다"며 외압설을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