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외환보유고까지 헐어 인기유지에 펑펑 세계 곡물값 하락땐 경제파국 불보듯"

라보르다 벨그라노大 교수


"세계 곡물가격이 계속 올라간다면 정부가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 수 있겠지만 반대 상황이라면 아르헨티나 경제도 추락할 것입니다. 이미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까지 헐어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사립대학인 벨그라노대의 페르난도 라보르다(46ㆍ사진) 교수는 아르헨티나 경제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에 비유했다. 정부는 일시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 대중영합적인 정책만 제시하고 있을 뿐 위기가 찾아왔을 때 제대로 대응할 능력이 없는데다 국민들 또한 정부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페로니즘은 권력쟁취와 유지가 최고의 목적이기 때문에 정권에 따라 그 얼굴을 끊임없이 달리해왔다"며 "디폴트 이전의 메넴 정부 때는 민영화가 적극 추진된 반면 이후 키르치네르와 현 정부에서는 반대로 국유화 정책이 대세를 형성하는 등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거리낌 없이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국유화를 통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측근들이 주요 기업들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정부패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는 "요즘 정부입찰을 수주하는 기업들은 모두 측근들과 깊숙이 연계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건설은 물론 전기ㆍ가스ㆍ에너지 등 전분야에서 부패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부패한 정부가 어떻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라보르다 교수는 "지난 2001년 디폴트 이후 세계경제의 순풍을 타고 아르헨티나 경제가 좋아졌기 때문"이라며 "연금을 대폭 올리자 서민들은 정부가 자신들을 진정으로 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난립돼 있는 야당 역시 대부분 페로니즘에 의존한 정당이어서 대안으로 떠오를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연금을 올려줬지만 복지가 크게 나아졌다고도 할 수 없다"며 "진정한 복지란 무엇보다 국가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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