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企현장] 카오톡으로 청첩장 돌리고… 결혼앨범 제작도 셀프로

■ 톡톡 튀는 신세대 결혼 풍속도

치솟는 결혼물가에 예비 신혼부부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지혜롭게 결혼하기'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셀프 결혼앨범 제작, 모바일 청첩장 등 실속과 만족도를 동시에 잡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결혼앨범 제작도 '셀프'=두 사람의 결합을 알리는 예식은 결혼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명 '스드메'라고 불리는 스튜디오(촬영)ㆍ메이크업ㆍ드레스 등 챙겨야 할 것들도 많고 비용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하지만 꼭 비싼 돈을 들여야만 특별한 결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독특한 결혼앨범을 꾸밀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4년차 직장인 박 모씨는 대학시절 캠퍼스커플로 만난 예비 신부와 스튜디오촬영을 과감히 생략하고, 그 비용으로 친한 친구들이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김 씨는 "요즘은 DSLR 등 고급 카메라로 전문가 못지 않은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고 포토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많아졌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나만의 결혼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셀프촬영을 하지 않더라도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스드메' 를 완성할 수 있는 길도 있다. 컨설팅업체를 통해 패키지로 예약을 하면 직접 찾아가 따로따로 예약하는 것보다 2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 구입이 가능하다. 듀오웨드 관계자는 "컨설팅업체를 통하면 협력업체들이 들이는 홍보비 만큼 가격할인이 가능하다"며 "여기에 결혼박람회, 비수기에 이뤄지는 이벤트 등을 이용하면 더욱 할인된 금액으로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업체를 찾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늘면서 관련 산업도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국내에서 매해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 가운데 전문적으로 웨딩컨설팅을 받는 비중이 70~80%까지 높아졌다"며 "현재 국내에는 약 2,000여개 이상 웨딩컨설팅업체가 성업 중"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청첩장도 확산=지난 2일 결혼식을 올린 김 모씨는 친구, 직장 동료 등 주변인들에게 종이 청첩장 대신 카카오톡을 통해 모바일 청첩장을 돌렸다. 그는 "비용부담도 낮추면서 환경도 생각하고 스마트폰에서 바로 꺼내볼 수 있는 모바일 청첩장이 '일석삼조'라고 판단했다"며 "대신 양가 친척 등 꼭 챙겨야 할 분들에게는 프리미엄급 청첩장을 보내 격식을 차렸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메시지 등 색다른 시도가 가능한데다 비용까지 아낄 수 있어 최근 주문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비핸즈카드, 모닝글로리 등 기존 카드 업체들은 종이 청첩장 주문시 모바일 청첩장을 무료로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1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모바일 카드를 전문으로 제작해주는 업체들도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비핸즈카드 관계자는 "지난 7월 373건이었던 모바일 청첩장 신청건수가 9월에는 1,402건까지 늘어났다"며 "특히 이메일 청첩장(9월 1,088건)보다도 모바일 청첩장의 신청 건수가 40% 많아 모바일 기기 보급에 따른 청첩장 트렌드 변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롱' 예물은 그만=예물 리사이클링(재활용)도 성행하고 있다. 기존에 끼고 있던 커플링에 다이아몬드나 유색석을 넣고 다시 세팅하거나 촌스러운 부모님의 반지의 디자인을 트렌디하게 변형해 실속을 차리는 것이다. 비용은 싸게는 2~3만원에서 비싼 것은 100만원까지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새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같은 추세는 경제위기로 금값이 치솟으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10월 기준 국내 금시세는 1g당 6만 2,000~3,000원대(1돈당 23만대)로 1g당 4만 7,000원대(1돈당 17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지난 이맘때에 비해 약 1.5배가 뛰었다. 예물 리사이클링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늘자 종로, 청담동 등 귀금속 밀집지역에서 예물 리폼 전문점이 늘어나고 미니골드 등 주얼리 로드샵에서도 예물 리사이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가볍지만 포인트 살린 살림살이 인기=집들이 문화가 사라지면서 단일 디자인의 8~10인용 홈세트를 구매하던 혼수 문화도 바뀌고 있다. 획일적인 디자인보다는 질리지 않는 백지(무늬가 없는 하얀 도자기)와 포인트 식기 여러 개를 믹스앤매치(Mix&Match)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다양한 식탁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도자기업체 젠한국 관계자는 "최근 백지로 구성된 홈세트 판매율이 전체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예비 신부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고급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모양의 접시, 볼 등을 추가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릇 모양도 한식, 양식에 두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밀폐용기나 냄비, 프라이팬, 칼 등 조리도구 등 살림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품들이 새롭게 혼수품목에 편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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