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노조의 파업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27일. 이날 오전9시30분께 한국타이어 측은 "전날 밤 11시, 총 17차례 협상 끝에 노사 간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언론에 알렸다.
합의 내용은 기본급 3.9% 인상, 정기상여 600% 통상 임금화 등이며 "어려운 업황 속에서 직원들과 함께 뜻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조의 요구를 전폭 수용했다"며 "멈춤 없이 달릴 준비 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그로부터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4시께. 한국타이어 노사의 합의가 없던 일이 됐다는 소식이 취재진에 전해졌다. 이날 오전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으나 합의 내용에 실망한 조합원들이 설명회 자체를 거부해버렸다는 것이다. 29일부터 31일까지 벌이기로 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무산된 것은 물론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한국타이어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 전원이 즉각 사퇴했다. 노조 측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과 현장여론을 직시하지 못한 점에 깊이 사죄한다"며 "분노한 현장여론을 사측에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새 집행부를 구성해 노사협상에 나서야 하기에 이번 한국타이어 노사협상은 무기한 연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갔고 사태는 장기화할 것이 분명해졌다. 노조 측은 "오늘부터 노조가 무기한 폐쇄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사 갈등도 골이 깊어졌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5일 전남 지노위에 중재 신청을 한 데 이어 이날은 법원에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나섰다. 파업 장기화의 사슬을 끊고 어떻게든 조업을 재개하겠다는 의도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1일째 전면파업 중이며 현재 협상을 일체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300만원 일시 지급과 임금피크제 추후 논의를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일시급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으로 인한 26일까지 회사의 매출손실은 약 490억원에 달하며 조합원들이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입게 될 임금 손실액도 한 사람당 평균 140만원을 넘어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