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공휴일을 줄이자

조군룡 <하나로 양력쇠기 운동연합회 회장>

정부와 여당은 최근 식목일을 내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나무를 심는 일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국가적 낭비가 적지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주5일 근무제가 일반화되면서 일주일에 이틀은 보통이고 많으면 사흘까지 쉬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번 식목일도 화요일이어서 월요일인 4일 하루만 쉬면 나흘간의 연휴를 즐길 수 있다. 그래도 식목일은 하루짜리 휴일이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공휴일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쉬는 날이 3일이나 되는 음력 설 연휴다. 지금 설 연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성탄절부터 시작해서 신정ㆍ구정 연휴로 이어지는 한달간은 참으로 덧없이 흘러가고 만다. 그야말로 온 국민들이 이 기간 동안 들뜬 마음으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다.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계산하면 엄청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설 연휴 동안 공장이 멈춰서고 회사업무가 중단되면서 빚어지는 경제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음력 설이 우리 고유의 명절이고 양력 설은 일제 문화의 잔재처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일본ㆍ태국에 이어 아시아권에서 세번째로 양력이 일찍 들어온 나라다. 추석 연휴 문제도 심각하다. 추석 연휴에도 일주일씩 온 국민들이 일손을 놓은 채 도로로 쏟아져 나오니 국가적 손실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어디 휴일로 인한 근로손실 문제가 식목일과 설, 추석뿐이겠는가. 때만 되면 휴일에서 제외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각종 기념일이 많다. 하지만 관련 단체의 반발로 이를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우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도 근로의욕을 고취하거나 생산에 전념하고자 하는 노력은 게을리했다. 말로는 어렵다고 하면서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일손을 놓아버린 날들이 많았다. 이제 우리 국민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세계 각국이 국가흥망을 걸고 생존경쟁에 나서는 세상이다. 이번 식목일은 공휴일 숫자 축소에 관해 온 국민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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