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100년 가는 아파트를 짓자

[로터리] 100년 가는 아파트를 짓자 주승용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는 단연 부동산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광풍’이라고 불릴 정도인데 그 광풍의 중심은 다름 아닌 아파트다. 지난 58년 서울 종암아파트의 건설로 시작한 아파트는 최근 추진되는 뉴타운이나 신도시 주택형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주택의 과반수 이상이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불과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이 주택형태는 과거 급격한 경제발전과 함께 급신장하는 주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인데 이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형태가 돼버린 것이다. 유래가 어쨌든 우리나라의 아파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세계적인 수준인가 보다. 그래서 최근 ‘발레리 줄레조’라는 프랑스 교수가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책을 발간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아파트가 유행처럼 빠르게 확산돼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기를 열망하고 있지만 그 아파트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한마디로 ‘하루살이 삶’이라는 표현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왜 아파트의 삶을 ‘하루살이 삶’으로 표현했을까. 60년대 이후 건설된 많은 아파트들은 장기적이고 질적인 측면보다는 단기적이고 양적인 측면에 치중됐고 그래서 100년 이상 충분히 유지될 수 있는 아파트가 우리나라에서는 그 수명을 3분의1 정도밖에 다 하지 못하고 다시 새로운 아파트로 재건축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렇게 빈번하게 진행되는 재건축사업들은 기존 건축물의 철거와 신축에 따른 자원의 중복투입과 건축폐기물 처리과정에서 환경오염 등 많은 문제를 초래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정부에서 아파트의 유지관리를 엄격히 하도록 하고 아파트의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해 무분별한 아파트의 재건축을 규제하려 하는데 이는 저자가 지적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규제보다는 근본적으로 오래 가는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들은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수백 년이 지난 건물에 사람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거주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파트가 수량뿐만 아니라 모든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대표 주택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건설회사에서는 자신이 살 집을 짓는 다는 생각을 갖고 1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아파트를 건설하고 정부에서는 이런 아파트가 건설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들이 아파트를 단순한 재산증식 수단이 아닌 평생 거주개념으로 생각하도록 해 아파트에서의 삶이 ‘하루살이 삶’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2/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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