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반도체株, 외국인에 '뭇매'

"실적 기대 못미칠듯" … 매물 쏟아내<br>삼성전자 4%·하이닉스 5%대 급락<br>일부선 "마진 안정적, 주가 하락 지나쳐"


그동안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반도체 업종이 휘청거리고 있다. 7일 삼성전자 주가는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감에 외국인 매도 공세까지 가세하며 연중 최저치까지 급락했다. 하이닉스 역시 6% 가까이 추락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만9,000원(4.41%) 급락한 62만9,000원으로 마감, 올들어 처음으로 65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120일 이동평균선인 63만3,000원선까지 붕괴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1위업체로서의 증시 버팀목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둔화 우려가 최대 원인= 반도체기업들의 올해 1ㆍ4분기 실적은 물론 연간 실적 역시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다. 낸드플래시 단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외 주요 반도체업체인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잇따라 실적전망을 낮춰 잡고 있는 상황. 여기에 삼성전자도 올해 1ㆍ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밑돌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에 못미칠 가능성이 30~40%”라고 밝혔다. 플래시 가격의 하락추세가 단기적으로 더 확대되고 D램가격 강세가 멈추고 원화강세가 본격화된다면 2조원대 이익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지난달 10조2,70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달 들어 9조3,294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감에다 D램 가격담합 행위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은데 이어 선마이크로시스템즈로부터 반독점 혐의로 제소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실적악화 우려가 일반 IT기업에까지 확산되면서 LG필립스LCD와 LG전자 등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IT주 보름새 1조원 순매도= 반도체주 매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전자업종을 팔기 시작해 최근 15거래일간 무려 1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최근 들어서도 5거래일 연속으로 전기전자업종을 5,311억원이나 순수하게 내다 팔았다. 외국인의 이 같은 IT주 매도세는 IT주의 실적둔화 우려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최근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미국 역시 이달말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일본도 조만간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식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자금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주식 중에서도 경기민감도가 높은 기술주의 비중을 집중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BNP파리바증권, 도이치증권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우 낸드플래시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마진이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외국인들이 IT주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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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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