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인도·동남아까지 가세한 '메이드 인 코리아' 때리기

한국 수출품에 대한 수입규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 제품에 대한 외국의 수입규제 조치는 지난해 말 현재 167건으로 1년 사이 18.4%나 늘었다. 2012년 120건, 2013년 141건 등 3년 연속 증가세다.


다른 나라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반덤핑·상계조치·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으로 한국 수출품의 발목을 잡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세계 경제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대상 국가가 확대되고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철강 2,000톤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가 이뤄질 정도로 갈수록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새롭게 발동된 수입규제 조치는 11개국에서 29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인도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말레이시아 4건, 인도네시아·터키 각 3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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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가 16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내수시장이 크고 대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신흥국들의 수입규제 움직임이 세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진국의 공세가 주춤한 상황도 아니다.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가 각각 2건씩의 신규 수입규제 조치를 취했다. 전체 건수를 보더라도 미국은 여전히 최다 규제국이다. 캐나다·유럽연합(EU)·호주·브라질도 우리 제품에 대한 견제가 여전히 심하다.

이들 국가는 철강금속이나 석유화학 등 고전하는 자국 기간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수입규제를 방패막이로 삼는 경향이 있다. 철강·유화 두 업종에 대한 신규 규제가 22건에 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수입규제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규제 여부와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외교부 등 관련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서 관세경감이나 조치철회 등으로 3,700억원의 관세절감 성과를 냈다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지만 사후대응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사전대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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