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 기대감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잔액이 올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액은 22일 기준 5조234억8,400만원으로 5조원선을 넘어섰다. 시장별 신용융자잔액은 유가증권시장이 2조5,923억7,500만원, 코스닥시장이 2조4,311억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잔액은 지난 18일 5조37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고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5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융자잔액이 5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2년 4월10일(5조1억원)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신용융자잔액은 올해 초 4조1,720억원으로 시작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나 최근까지 5조원을 밑돌았다.
신용융자잔액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통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에 신용융자잔액도 늘어난다. 실제 이달 들어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자 증시로 투자자의 눈이 쏠리면서 잔액이 꾸준히 늘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잔액이 많이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잔액이 올해 초 2조2,898억원에서 지난 22일 2조6,000억원 수준으로 13.2% 늘어난 데 비해 코스닥시장 잔액은 1조8,822억원에서 2조4,000억원 수준으로 29.2%나 급증했다. 대형주보다 코스닥시장의 중·소형주가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을 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코스피는 이날 소폭(0.03%) 내린 2,028.32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578억원, 66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증시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이 1,351억원어치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 출범에 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와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에 관련 업종이 큰 폭으로 올랐다. 대표적인 내수주인 증권업이 전날보다 2.81% 올랐고 은행 업종도 1.30% 상승했다. 건설 업종도 1.67%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