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자재값·환율·대기업 손실전가 '3각파도'

■ 中企 벼랑끝으로 내몰린다<br>값싼 中업체 가세 납품가 인하압력 심화<br>단가 조정주기 짧아져 6개월서 3개월로<br>원가부담 갈수록 가중 문닫는 업체 늘어

중소기업들이 환율하락, 원자재가 상승과 함께 대기업의 납품가격 인하 공세까지 겹쳐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제품주기가 짧고 글로벌 가격경쟁이 치열한 정보기술(IT) 관련 중소기업들은 요즘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다. 경기가 소비증가에 힘입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만 중소기업에는 아직도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호전에도 채산성 악화로 마침내 문을 닫는 업체도 늘고 있다. 전자부품 업체 S사 사장은 “국내 협력업체들의 납품가격 인하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자 이제는 대기업들이 중국업체를 끌어들여 ‘적자납품’을 강요하고 있다”며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원자재가 인상 등으로 납품가격을 10~20% 올려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인하압력만 높아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기업 무차별적인 납품가격 인하 공세=LCDㆍPDP TV와 휴대폰 부품ㆍ소재 업체들은 올해 납품가격 인하율이 20%를 웃돌 것이라는 예상 아래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국내 대기업들이 외국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과 사운을 건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경쟁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전자업체들은 지난해 말 제품가격을 1년 안에 40% 가량 낮춰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처럼 제품가격을 인하하려면 대기업 스스로의 원가절감과 함께 협력업체의 ‘희생’이 동반돼야 한다. 이에 따라 상당수 협력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납품가격을 10~20%까지 인하하기도 했다. 이런 납품가격 인하압력은 갈수록 드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원ㆍ달러 환율은 계속 떨어지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대기업 스스로 생존을 위해 원가절감에 박차를 가하기 때문이다. ◇납품가격 조정조기 갈수록 짧아져=환율 등 거시 경제변수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자 대기업들도 경영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탄력경영의 여파는 중소 협력업체에도 그대로 미친다. 대기업들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년에 2차례씩 반기별로 단가를 조정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분기(3개월) 단위로 조정시기를 단축하고 있다. 휴대폰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협력업체들과의 납품단가 조정주기를 3개월 단위로 축소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휴대폰용 소형 BLU 업체의 경우 지난 1월에 이어 4월에도 단가를 인하해 환율 하락분까지 고려할 경우 물량이 늘어나지 않으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생존 차원에서 카메라 모듈 등 다른 사업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재가 급등으로 원가부담 가중=. 자동차용 볼트류 생산에 쓰는 고탄소강의 가격이 지난해 톤당 60만원선에서 78만~80만원선으로 35% 가량 올랐고 오는 4월부터 톤당 8만~10만원 가량 더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S사의 한 관계자는 “”. 전자ㆍ금형ㆍ기계ㆍ플라스틱 업체 등도 포스코가 4월 출하분부터 열연ㆍ냉연강판과 후판 등 주요 제품의 판매가격을 6~10.2% 인상하기로 한데다 최근 중동산 두바이유마저 배럴당 45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함에 따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이 내년 7월부터 전기ㆍ전자제품에 납 등 6가지 유해물질의 사용을 규제하기로 함에 따라 값이 훨씬 비싼 주석 등 친환경 소재를 구매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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