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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필 기자의 따봉, 코리아!] 살아나는 월드컵 분위기… 양극화 해소엔 독 될수도

브라질 국민성 축구에 살고 죽어

'브라질 코스트' 사회개혁 뒷전 우려

이변은 없었습니다. 브라질은 역시 브라질이었습니다. 홈 어드밴티지까지 등에 업은 브라질 대표팀은 크로아티아를 3대1로 물리쳤습니다.

13일(현지시간) 새벽까지 상파울루 유흥가인 이피란가 인근은 홈 팀의 승전을 축하하는 폭죽과 경적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겁니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현지 교민인 김학구 2014 브라질 월드컵 범한인지원위원회 총괄팀장은 "1차전 하루 전부터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했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정말 늦은 것입니다. 최소 2개월 전부터 분위기를 내는 게 브라질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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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란가와 달리 도심인 파울리스타에서는 브라질 대표팀을 응원하는 이들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 월드컵 때는 파울리스타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길거리 응원을 펼쳤다고 합니다.

올핸 왜 그럴까요. 월드컵을 반대하는 시위는 소규모라지만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적습니다. 12일에도 상파울루의 관문인 구아룰류스공항 국제선 청사에서는 여권 인식기에 문제가 생겨 2시간이나 업무가 마비됐습니다. '브라질 코스트'에 월드컵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월드컵을 계기로 브라질 사람들은 정부의 과도한 재정 지출과 극심한 양극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은 표를 사서 경기장을 찾고 그게 안되는 사람은 호프집에서 단체응원을 하고 맥주 마시기조차 부담스러운 이들은 호프집 밖에서 응원하는 게 브라질의 현주소입니다.

브라질 사람들이 축구 경기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사회 개혁도 양극화 해소도 물거품입니다. 축구라면 회사 일도 제쳐두고 응원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게 브라질 사람들이니 충분히 가능성은 있습니다. 브라질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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