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0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로 33년 동안 한센병 환자 등 가난한 이들의 치과의사로 살아온 강 원장 등 38명을 선정했다. 내년 초 국민훈장 모란장 등 훈포장을 줄 예정이다.
이번 포상 규모는 지난해(24명)보다 많이 늘어나 사상 최다로 기록됐다. 올해부터 처음 수여하는 안전행정부장관 표창(10명)까지 합하면 포상 규모는 배로 늘었다.
강 원장은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입구에서 50년 가까이 치과를 운영해오며 지난 33년간 주말이면 어김없이 한센병 환자들과 같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난 1979년 45세가 되던 해에 처음 경기도 포천 나환자촌으로 동료 치과기공사와 위생사들의 의료봉사를 따라나선 것을 계기로 지난해까지 봉사를 이어온 것이다. 경기도 의왕시 성라자로 마을부터 전라도 한센병 환자 정착촌까지 그의 치료를 받은 한센병 환자는 1만5,000명에 이른다. 그는 한센병 환자 외에도 가난한 학생이나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따뜻한 봉사의 손길을 내밀었다.
자기 일을 드러내거나 알리지 않는 성품 탓에 연로한 나이로 치과도 봉사도 그만둔 뒤에야 주변에 오랜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 그는 올해 교황으로부터 가톨릭 신자로서 최고 영예인 십자가훈장을 받기도 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23년간 의료와 교육으로 사랑을 실천한 '말라위의 나이팅게일' 백영심(51·오른쪽)씨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과학기술 분야 기초발전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에 현금 100억원을 기부한 익명의 선행 할머니 오이원(가명·87)씨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아프가니스탄에 콩 재배법을 전한 아프간 콩 박사 권순영(66)씨, 시장에서 장사하며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노점상 할머니 이복희(67)씨 등 6명도 국민훈장을 받는다.
불우이웃을 도운 '동네빵집 사장' 오상도(61)씨 등 4명은 국민포장을, 35년간 봉사한 '4대 봉사 명문가 할머니' 김길윤(74)씨 등 9명은 대통령 표창을, 이웃들에 4,000만원 상당의 쌀을 나눠준 '쭈꾸미 할머니' 나정순(72)씨 등 19명은 총리 표창을 각각 받는다. 국민이 직접 추천한 우리 사회 곳곳의 숨은 공로자들을 포상하는 올해 국민추천포상에는 520건이 추천됐다. 수상자들은 국민추천포상심사위원회(위원장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의 공적심사를 거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