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 생산돼 이집트로 수출됐던 포니 자동차가 광주항쟁의 비극을 그리는 영화의 소품으로 한국에 역수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카이로에 소재한 무역컨설팅업체인 KACI는 80년식 2대를 포함해 79∼81년식 포니 승용차 5대를 최근 한국으로 수출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차가 최초의 국산 모델로 개발해 76년 2월 시판에 들어간 포니는 그해 7월 국산 승용차로는 처음으로 에콰도르에 5대가 수출됐다.
이후 85년까지 10년 간 중동아프리카와 중남미 시장을 중심으로 약 7만대가 해외로 팔려나갔고, 이 지역에서는 지금도 20년 이상 굴러다니는 포니차를 보기가 어렵지 않다.
특히 `중고차 천국'으로 불리는 이집트에서는 지금도 포니차가 고급 교통수단인 택시로 거리를 누비고 있다.
KACI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한국으로 역수출된 5대의 포니차는 광주항쟁을 다룬영화 `화려한 휴가(가제)'의 소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제작이 시작돼 내년 4월 개봉될 예정인 이 영화에는 계엄군에 맞서는 시민군으로 택시기사(강민우 扮)와 택시업체 사장(안성기 扮)이 등장한다.
따라서 진짜 포니차는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품으로 볼 수 있다.
중고차 값이 비싼 이집트 시장의 특성 때문에 포니차 가격은 일반의 상상을 초월한다.
포니차는 76년 첫 출고 당시 227만원이었다.
한국으로 역수출된 포니차 5대는 차령이 최소 25년이 넘어 매우 낡았지만 시장매입 가격은 2천300∼2천500달러선으로, 한화로 계산하면 출고당시 신차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5대 중 1대는 영화제작사의 요청으로 지난 11일 운송비가 4천달러 넘게 소요되는 항공편으로 한국에 보내졌고, 나머지 4대는 12일 대당 약 1천100달러가 드는 선박편으로 수출됐다.
정현석 KACI 대표는 "이집트에서 한국으로 차를 수출한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자동차 대국인 한국으로 중고차를 수출했다는 얘기만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아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