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民資 고속도로 건설 4년째 제자리

예산지원등 줄어 2000년이후 착공 전무…올 들어서는 투자신청 한건도 없어

민자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민간 건설업체들이 제안한 18개 사업 가운데 착공한 곳은 전무할 뿐더러 실시협약계약을 맺은 곳은 서울~춘천 고속도로 1곳뿐이다. 사업성 분석을 마치고 계약조건 협상에 들어간 곳은 고작 서수원~오산~평택 등 3곳, 나머지 14곳은 아직 개발에 대한 우선순위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경제성을 위해 제공된 통행료 수입보장 수준을 낮추는 바람에 2002년 이후 연간 8개에 달하던 민자사업 제안이 올해는 아직까지 한 곳도 들어오지 않았다. 정부가 직접 추진하는 민자 고시사업도 하나도 없다. 이에 따라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중 28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도로 수준이 더 악화되고 동북아물류국가도 헛구호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1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수요는 급증하는데 복지ㆍ국방예산 등의 확대로 투자재원이 부족해지자 민간자본 도입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99년 4월부터 그동안 있으나마나 했던 민자유치촉진법에 인센티브를 가미한 민간투자법으로 전환했다. 수익성 보장을 위해 건설비의 30%를 지원하고 통행료 수입의 일정 부분을 보장해주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 건도 없던 민자 제안사업이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서수원~오산~평택간 39.5㎞ 구간(투자비 1조3,266억원), 서울~춘천 62.1㎞ 구간(1조7,974억원) 하나씩 들어왔다. 2002년에는 안양시 석수동~성남시 여수동의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20.9㎞ 구간(1조1,750억원) 등 8건이 신청되는 등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강원도 원주시 가현동의 제2영동고속도로 56.1㎞(1조6,844억원) 등 8건이 제안되는 등 민자 제안사업은 총 18건에 투자예상 규모는 25조3,488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18개 민자 제안사업 중 현재 착공된 곳은 전혀 없다. 사업성 분석을 끝내고 협상단계에 들어간 곳도 서수원~오산~평택 구간과 수원 영덕~서울 양재 구간 23.7㎞(1조2,000억원), 인천공항 제2연륙교 12.3㎞(9,094억원) 등 3곳뿐이며 나머지 14곳은 아직 우선순위 결정을 위한 용역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민자 제안사업을 모두 진행시킬 경우 건설비용의 30% 지원, 통행료 수입 일정 부분 보장을 감안할 경우 8조~9조원이 필요한데 민자예산은 고작 연 7,000억원으로 언제 제대로 실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설기술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로수준은 면적과 인구 대비 도로 총길이를 나타내는 ‘국토계수당 도로연장’이 2002년 말 기준 OECD 30개국 중 28위에 그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충렬 대한건설협회 부장은 “도로는 경제성장 전에 미리 깔아 성장을 견인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감당할 재정능력이 없어 민자로 가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가 쥐꼬리만한 예산을 편성, 사업 자체가 지지부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자사업과 관련, 공무원들이 감사원의 눈치를 보느라 정부ㆍ건설업자ㆍ금융기관이 함께 나눠야 하는 리스크 부담에 주저하고 있어 사업진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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