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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73> 부암동 석파정


영정조 시대 이후 조선왕조의 운명이 기울기 시작한다. 외척들의 세도정치와 이에 따른 혼란 끝에 결국 식민지로 몰락하게 된다. 탕평책을 통해 이른바 신하들 간 '당쟁'을 막겠다는 영조의 시도는 군신 간의 역학관계를 무너뜨린다. 조선의 정치는 왕권과 신권의 균형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점차 왕권으로 권력이 집중된다. 문제는 영정조와 같은 '명군'이 늘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데 있다. 19세기 이후 허약하고 어린 왕들이 잇따라 등장한다. 제도적으로는 전제 체제인데 국왕이 무능하니 왕의 이름으로 외척이 득세하게 된다. 풍양조씨·안동김씨가 그들이다. 외척의 힘은 지금의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석파정에서 볼 수 있다. 동쪽으로는 북악산, 서쪽으로는 인왕산을 내려다보는 위치다.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안동김씨 김흥근(1796~1870)의 별장이었던 석파정에서 당시 외척들의 권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원래 이름은 삼계동정자(三溪洞亭子)였는데 이후 국왕(고종)의 부친인 흥선대원군이 빼앗아 석파정(石坡亭)으로 바꿨다. 김흥근이 청나라 장인을 직접 불러와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이국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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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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