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올 시즌 두번 째 우승을 차지했던 하이랜드 미도우즈 골프클럽은 경사지가 많기 때문에 평지인 곳을 잘 겨냥해 샷을 해야 했다. 그러나 모든 샷을 원하는 곳에 떨굴 수는 없었다. 경사지에 떨어질 때도 있었지만 이를 잘 만회했던 것이 시즌 2승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그 때를 돌아보며 경사지 샷, 특히 발끝이 오르막인 상황의 샷을 설명해 드리겠다. # 목표보다 오른쪽으로 조준하라
볼이 놓인 라이가 평평하지 않으면 주의해야 할 것이 많다. 목표를 겨냥하는 것(에이밍ㆍAiming)부터 스탠스, 체중의 배분, 그립 길이, 스윙의 폭 등 많은 것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행해야 멋진 샷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이 이 모든 것을 신경 쓸 수는 없다. 프로 선수라도 오랫동안 몸에 배인 습관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조절하면서 샷을 하지는 않는다. 이럴 때는 이 과정을 단순화해 꼭 필요한 몇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발끝 오르막 경사에서 샷을 할 때의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바로 에이밍. 샷이 왼쪽으로 당겨지거나 훅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목표보다 오른쪽으로 조준을 하고 샷을 해야 한다. 그 정도는 경사에 따라서 다르지만 아무리 심하더라도 깃대를 기준으로 7~8m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 정도 이상 휘어지는 경사라면 볼이 비교적 평평한 지점까지 굴러 내려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깃대가 가운데 꽂혀 있다면 오조준 지점은 그린의 끝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두 번째 포인트는 샤프트가 이루는 각에 맞춰서 샷을 하는 것이다.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평지에서 클럽 샤프트가 이루는 각도가 40도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발끝 오르막 경사에서 이루는 각도는 이보다 낮아지게 된다. 사진을 보면 거의 30도까지 샤프트의 각도가 낮춰져 있다. 이 때 평소처럼 40도에 맞춰진 스윙을 하면 결국 다운스윙 때 궤도가 틀어져 미스샷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30도 각도라면 거기에 맞춰서 완만한 각으로 샷을 해야 한다. 셋업은 볼의 라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게 된다. 볼이 평소보다 위에 놓여있기 때문에 편한 자세로 서기 위해서는 무릎을 약간 더 펴야 하고, 그립도 약간 짧게 잡아야 한다. 몸의 균형이 잘 잡히지 않기 때문에 스윙도 자연히 작아지게 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스윙을 하면서 자연스레 몸에서 나오는 반응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