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오토넷의 본텍 인수과정 문제없었나

현대차그룹 비자금을 수사중인 검찰이 이번 주부터 비자금의 또 다른 조성처로 지목되고 있는 현대오토넷을 파헤친다. 특히 검찰은 현대오토넷이 또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본텍을 인수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김재록씨와의 관련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오토넷-본텍 합병과정 주목 = 3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오토넷은 국내최대 자동차 부품업체로 작년 7월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1985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 전자사업부로 출발해 카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등의 멀티미디어 기기를 만들었던 현대오토넷은 하이닉스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현대투자신탁증권과 예금보험공사로 주인이 바뀌었는데 현대차가 독일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를 인수했다. 현대오토넷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지난 2월 본텍을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본텍의 평가액은 주당 23만3천553원(액면가 5천원), 현대오토넷의 평가액은 8천984원(액면가 500원)으로 합병 비율은 본텍 1주에 현대오토넷 2.599주였다. 그런데 합병 직전 정의선 사장이 가지고 있던 본텍 지분 30%를 지멘스에 팔 때가격은 주당 9만5천원이어서 당시 본텍의 평가액(23만3천553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결국 정 사장이 본텍의 가치를 잘못 산정해 지멘스에 팔면서 상당한 손해를 봤거나, 본텍이 현대오토넷에 인수될 때 가치가 부풀려졌던 셈이다. ◇ 합병은 정의선 사장 경영권 승계용? = 전자의 경우 정 사장이 현대차그룹의오너 2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본텍-현대오토넷 합병으로 정 사장이 직접적 혜택을 받았다는 화살을 피하기 위해 지멘스에 지분을 먼저 판 뒤 지멘스와 모종의 이면계약을 통해 이를 보상받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정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가 본텍의 지분을 30%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정 사장은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었다. 글로비스는 본텍이 현대오토넷에 합병되면서 성장성이 큰 현대오토넷 지분 6.7%를 보유하게 돼 글로비스의 가치 상승에 적잖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일련의 합병 과정이 정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실탄 마련 측면이 짙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 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고 정 사장은 최근 기아차 주식을 집중 매수했는데, 정 사장이 글로비스 지분을 추가로 팔아 기아차 주식을 추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이 승계될 것으로보고 있다. 아울러 복잡한 합병과정을 거치면서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도 있다. ◇ 합병과정 누가 진두지휘했나 = 이 같은 복잡한 합병과정은 현대차그룹 기획총괄본부에서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의 중복투자 방지와 인수합병(M&A)은 기획총괄본부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기획총괄본부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수장인 채양기 사장은 검찰 조사를받고 있다. 아울러 M&A를 통한 그룹의 성장을 컨설팅하고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도 적잖게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 김재록씨의 개입 여부가 주목된다. 그가 합병을 매끄럽게진행하기 위해 로비를 했는 지도 관심 대상이다. 현대오토넷이 본텍을 인수할 당시 대표이사는 이일장 전무로 그는 현대오토넷인수 두달 뒤인 작년 9월 대표로 선임됐고 본텍 합병을 마무리한 직후인 지난달 초남양연구소로 옮겼다. 따라서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을 역임한만큼 돈 흐름에 밝은 그가 수뇌부에게서모종의 지시를 받아 본텍 인수합병을 수행한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의 뒤를 이어 주영섭 본텍사장이 대표로 선임됐는데 그는 2002년 본텍 설립당시 대우전자에서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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