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론스타, 외환銀 매각계약 파기] 외환銀 어떻게 되나

배당등 통해 투자자금 일부 회수후 새 매각 파트너 찾아나설듯<br>싱가포르개발銀·씨티그룹·영국 HSBC등 거론<br>우량자산 부분매각·국민銀과 재협상 가능성도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23일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재매각 계약을 공식적으로 종료함에 따라 앞으로 외환은행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론스타가 앞으로 취할 대안으로는 ▦외환은행의 제3자 매각 ▦우량자산 부분 매각 ▦국민은행과의 재협상 가능성 등이 예상된다. 론스타의 가장 중요한 명제가 투자자금 회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은행의 미래도 론스타가 투자자금을 극대화할 수 있는 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점쳐진다.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이 최근 외환은행의 배당청구 가능성을 언급해 외환은행의 배당을 통해 투자자금을 일부 회수한 후 다른 매각 대상을 물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현재 론스타가 외환은행 배당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예상 배당금액은 약 1조1,900억원 수준. 물론 고액배당을 추진할 경우 기업가치가 낮아지므로 론스타가 배당금액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보다는 소액배당 등을 통해 적절한 선에서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론스타는 배당을 통해 투자자금을 일정 부분 회수한 후 외환은행 경영을 지속하면서 새로운 협상 파트너를 찾아나설 수 있다. 실제로 세계 M&A 시장이 최대 호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론스타가 ‘외환은행’이라는 매력적인 먹잇감을 놓고 다른 매각 대상을 물색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론스타의 발표 후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이 “외환은행은 현 경영진 체제로 갈 것이며 그동안 영향을 받은 영업력과 내부 조직을 다시 추슬러나갈 것”이라 밝힌 점도 론스타가 당분간은 외환은행 경영에 주력해 실적 극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2일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웨커 행장은 출장 기간 중 론스타 임원진과의 접촉 사실 등에 대해 답변을 피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웨커 행장이 존 그레이켄 회장 등 임원진으로부터 향후 론스타가 취할 행보에 대해 언질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검찰 수사가 끝난 후 다시 매각 파트너로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외환은행을 놓고 론스타와 국민은행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장애물들이 해결된 후 새롭게 매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3자 매각 방식을 추진할 경우라면 해외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매각 과정에서 난제에 휘말렸던 론스타가 국내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매각대금을 순조롭게(?) 받을 수 있는 대상자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M&A 전문가들은 “세계 M&A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은행은 많은 인수자들이 눈독을 들일 만한 매력적인 먹잇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해외 매각 대상으로는 연초 외환은행 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미국의 씨티그룹, 영국의 HSBC 등이 거론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론스타가 고배당을 지급하고 우량 자산을 매각한 후 외환은행을 껍데기뿐인 회사로 남기는 것이다. 이 경우 올해 초 소액주주들의 배당 요구를 거절했던 론스타가 돌연 배당청구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투자자금 회수에 매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로 론스타는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는 극동건설로부터 배당과 유상감자 등을 통해 2,000억원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3년 4월 극동건설 인수 때 투자금 1,7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추가 배당과 재상장까지 실시할 경우 극동건설로부터 회수하는 금액이 투자금의 두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미국계 펀드인 매틀린 패터슨이 우량회사였던 오리온전기를 지난 2005년 인수한 후 분사와 재매각을 통해 투자자금만 회수하고 청산시킨 사례도 있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외환은행 노조가 가장 바라는 방식은 독자생존이다. 그동안 외환은행 노조는 “현행 법률 내에서 국민주 방식의 공개매각을 통해 외환은행의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궁지에 몰리지 않고는 공개매각 방식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는 경우에도 론스타는 해외에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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