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에 임명된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소식이 알려진 4일 저녁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저녁 8시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2013년 신년 음악회’에서 누구보다 주목 받은 청중이었다. 그는 음악회의 휴식시간 30분 내내 쉴새 없이 쏟아지는 축하 악수 세례를 받았다. 기자가 인파 속의 그를 부르자 그는“음악회인데 조용히 하자”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날 음악회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류우익 전 대통령 실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정재계 고위인사를 포함해 2,000여명이 모인 행사다.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를 겸한 이 자리에 류 의원은 전직 기획재정부 차관 명분으로 참석했다.
그는 기자를 포함해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제가 (인수위원으로 발표될 줄 모르고) 음악회에 참석하기로 예약이 되어 있어서 지역구(대구 동구)에 있다가 왔다”라고 해명성 발언도 했다.
류 의원은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렸는지 음악회가 끝나자 공연장 문 앞에 서서 나오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시했다. 주변에는 문자를 보내 직접 인사하지 못한 점에 양해를 구했다.
반면 이날 온 이명박 정부의 일부 전현직 장차관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대조적이었다. 심지어 한 현직 장관은 류 의원 옆을 지나갔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그대로 류 의원에게 쏠려 있었다. 한 참석자는 “오는 권력과 가는 권력의 차이가 이렇게 드러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을 지냈고 복지보다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해온 그가 박근혜 인수위에 발탁 되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이에 대해 류 의원은“제가 기획재정부와 국회 기획재정위의 조세소위, 또 국회 예산결산특위를 해서(경제 분과 간사가 된 것 같다)”라며“인수위원들과 만나서 (경제분과)세부 내역을 논의하면 전체 내용을 여러분께 한 번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