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해외증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해외주식형펀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해외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1.07%를 기록해 전체 유형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해외 펀드는 비록 지난 1년 수익률은 -10.88%로 부진하지만 올 들어 수익률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올해에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 인도 등 신흥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좋다. 최근 잇따라 긴축정책 완화 움직임을 보이며 시중을 돈을 풀고 있는 데다 유럽 위기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글로벌 유동성이 몰린 때문이다.
중국ㆍ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ING차이나Bull 1.5배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종류A'가 연초 이후 25.0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한화차이나H 스피드업1.5배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종류A'(24.57%),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24.36%), 'KB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A'(21.76%), '산은India증권투자신탁 1[주식]A'(20.8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 한달간 중국 관련 펀드에 9억4,000만 달러가 순유입된 것을 비롯해 인도, 홍콩, 인도네시아 등의 순으로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증시도 연초 후 16% 넘게 급등하면서 러시아 비중이 큰 '미래에셋맵스MSCI이머징유럽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18.36%)나 'JP모간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A'(17.74%) 등 신흥유럽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성적도 좋았다.
이 같은 해외펀드들의 선전은 유럽 장기대출프로그램(LTRO)과 미국의 3차 양적완화 가능성, 신흥국들의 잇단 긴축 완화 정책으로 돈이 풀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 위기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데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다시 돈이 몰리자 해외주식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주식시장 여건이 2월에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불안의 핵심인 유로존에서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미국 역시 1월 ISM제조업지수가 상승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중국의 1월 제조업 PMI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등 3각 호재가 출현하면서 2월 주식시장 역시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1월 글로벌 주식시장이 유동성 장세를 연출하며 지난해 주가가 많이 빠졌던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반등폭이 커져 높은 펀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만 놓고 보면 미국보다는 신흥국펀드 수익률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다만 "장기투자 입장에서 보면 북미주식에는 꾸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중국 역시 긴축 완화 여부가 뚜렷해지는 2ㆍ4분기 이후 저점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