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국가 R&D사업 성공하려면

우수한 인력의 이공계 기피가 국가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정부가 여러 종류의 이공계 우대정책을 쏟아냈지만, 최근에는 다른 큰 이슈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이공계에 우수한 인력들이 유인됐다고 판단을 한 건지 관련 기사들이 뜸한 편이다. 국가 연구개발도 정부가 추진 중인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유인하는 하나의 정책 도구로 시행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 연구개발비를 보면 지난 2000년 이후 5조7,000억원에서 2006년 약 9조원이 투자되고 있다. 이는 매년 증가율이 13.4%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연구개발 투자 비율도 미국의 1.07%, 일본의 0.6%에 비해 1.12%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많은 연구개발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미국의 40%, 일본의 39%에 비해 무척 낮은 11%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사업화 이전율도 30% 이상을 보이는 미국이나 영국의 수준에 비해 훨씬 낮은 20%를 웃돌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연구인력의 수와 질이 상대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낮고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시작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지식 기반이 적은 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이 우수한 인력의 이공계 유인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국가 연구개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우선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영학에서 사용되는 ‘성장과 저투자모형’을 도입해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 이 시스템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많을수록 연구 결과물들이 많이 산출되고 이는 다시 부가가치를 창출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는 선순환 루프와 연구인력이나 연구인력의 질이 제한 조건이 돼 질 높은 연구결과물을 산출하지 못하면 고객들의 만족이 줄어들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감소시키는 균형 루프가 함께 존재한다.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순환 루프를 강화하거나 균형 루프를 약화시키는 방안이 권고되는데 선순환 루프를 너무 강조하면 균형 루프의 반작용이 더욱 강해져 실패하게 되므로 선순환 루프를 강화하면서 균형 루프의 반작용을 약화시키기 위한 윤활유정책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 연구개발에서 이러한 윤활유 역할에 해당하는 분야가 연구인력의 수나 질에 적극적인 투자이며 이 루프를 통해 균형 루프에 의한 반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수한 연구인력이 유인돼 양성된다면 우수한 인력들이 이공계에 많이 진출을 하게 되고 이들이 연구개발에 투입돼 좋은 연구결과를 얻어 국가의 GDP에 기여해 다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는 선순환 루프로 작동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이공계 기피가 국가의 큰 이슈고 이공계는 상대적으로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수한 연구인력이 유인되기는 어렵고 또한 양성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외국의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유인할 수 있도록 지원해 좋은 연구결과를 산출하고 이러한 연구결과물들이 시장에 나가 성공하게 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연구결과물들이 시장에 나가 성공하게 되면 이는 다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루프로 작동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연구원들이 벤처 등을 통해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이는 이공계 출신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가져와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인재들을 다시 이공계로 유인할 수 있는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가 연구개발정책을 이공계 기피 문제와 같이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정책 담당자가 먼저 연구개발 분야 시스템을 파악하고 정책 레버리지를 찾는 시스템적 사고가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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