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나라당의 ‘반쪽 승리’로 끝나면서 10일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책수혜주 가운데 부동산ㆍ금융정책ㆍ교육 등은 탄력을 받고 대운하 사업은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앞으로는 총선 효과보다는 국내 기업의 실적과 함께 다음주에 잇따라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했다. ◇총선효과 미미=이날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장 막판에 몰리면서 전날에 비해 0.57% 상승한 1,764포인트를 기록했다. 지수상으로는 총선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은 모습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선결과 야당의 한계가 명확해지면서 현 정부의 수출이나 투자 촉진 정책추진에 부담이 없어졌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점이라는 면에서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성장드라이브 정책을 표방하는 집권당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지난달 중순 이래 가장 많은 4,440억원을 순매도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총선 영향이라기보다는 옵션만기일과 미국장의 하락에 따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ㆍ금융ㆍ대운하 등 정책별로 희비 교차=총선이 지수와는 별개로 정책별 관련주에는 제법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나라당을 필두로 자유선진당ㆍ친박연대 등 범여권이 큰 틀에서 추진이 가능한 부동산 및 금융 규제완화, 사교육 관련 정책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금융위원회의 계획대로 금산분리 원칙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은행 민영화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우리금융을 수혜주로 추천했다. 또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앞으로 건설주들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 역시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날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는 교육주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웅진씽크빅ㆍYBM시사닷컴ㆍ메가스터디 등이 3~4%대 상승했다. 반면 대운하주는 이번 총선의 ‘피해주’로 떠올랐다. 친박연대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등 대운하 반대세력이 부상하면서 향후 사업이 ‘가시밭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대운하주로 꼽히는 삼호개발ㆍ홈센타ㆍ동신건설 등은 일제히 급락했다. ◇실적발표 및 해외 경제지표에 관심 가져야=증시는 이제 총선을 뒤로 한 채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발표와 다음주 쏟아질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로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날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실적발표 시즌의 막이 올라 실적주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주에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주택 관련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연일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중국도 1ㆍ4분기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우리 증시가 여러 대외 변수에 노출되더라도 폭탄급 악재가 터지지 않는 한 큰 폭의 출렁거림은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총선이 끝나 이제 국내 기업들의 실적과 함께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지표 발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최근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지수는 일단 좀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급락하더라도 숨고르기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