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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15일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금의 정부는 앞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식물정부"라며 "무책임하고 무능한 내각을 총사퇴시키고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한 달을 맞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진행된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서였다. 한 대표는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는 4ㆍ11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 및 새누리당의 동반 책임론'을 핵심 공세 이슈로 삼는 한편 새누리당이 최근 들고 나온 '민주당의 FTA 원죄론'에는 맞대응을 하지 않는 전략을 가져가겠다는 포석이다.
이날 한 대표는 10여분간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어나가며 현 정부ㆍ여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비리를 경쟁하듯 저질렀다" "무능의 극치" "식물정부" 등 거친 표현을 곳곳에 배치해 과거 어느 때보다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조수석에서 침묵으로 이명박 정부를 도왔다"며 "난폭음주운전으로 인명사고가 났다면 조수석에 앉아 있던 사람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기자회견 중간에 이날 당이 영입한 검찰 '특수통' 출신의 유재만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포함된 'MB정권 비리 및 불법 비자금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출범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한 대표가 낭독한 회견문에 한미 FTA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민주당은 총선 승리 이후 잘못된 한미 FTA에 대해 우선 재재협상 및 전면 재검토에 나서겠다"며 "재재협상이나 재검토가 무산되면 한미 FTA는 폐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정치공세에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고장난 라디오에서 흘러간 옛 노래를 듣는 것 같다"고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