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닛산 '파격 구조조정' 성공할까

일본 자동차업계 2위로 최근 프랑스 르노의 자본을 유치한 닛산(日産)자동차가 지난 18일 대규모 감원과 계열 파괴 등을 골자로 한 「리바이벌 플랜」을 발표하자, 일본 기업사상 가장 파격적인 이번 개혁의 성사여부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특히 이번 사례는 일본내 합작기업의 장래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야심적인 리바이벌 플랜:지난 3월 닛산 지분 36.8%를 인수한 프랑스 르노사에서 파견나온 수석부사장(COO) 카를로스 곤이 지휘하고 있는 리바이벌 플랜은 우선 규모면에서 일본 경제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2002년3월까지 국내 5개 생산거점 폐쇄, 전체 직원수의 14%에 달하는 2만1,000명 감원, 거래 부품업체 5,000여개 감축, 보유 주식종목중 1,390개 처분 등. 이른바 「곤 쇼크(GHOSN SHOCK)」라 불리는 메가톤급 구조조정안이다. 최대의 이슈는 일본 경제에 뿌리깊이 자리잡은 하청업체와의 「수직계열」구조가 외국 세력의 칼날 앞에 무너질지 여부. 곤은 닛산의 낮은 수익성이 지분 및 인사문제로 얽힌 계열 부품업체와의 거래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부품업체들이 계열관계에 놓여있다보니 대형화를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의 필요성을 실감하지 않고 있어 닛산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 곤은 『철저한 수익 위주의 경영을 못한 것이 업적 부진의 최대 요인』이라고 보고, 이같은 부품조달 구조를 완전히 뒤엎겠다고 선언했다. ◇예상되는 반발:그러나 「평생 한 배를 탄다」는 일본 고유의 기업 정서와 정면 배치되는 이번 계획의 실현 여부에 대해선 우려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반발의 목소리는 우선 정부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후카야 다카시(深谷隆司) 통산상은 『종업원과 계열사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며 『가급적 고용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도록 닛산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미 4.7%에 달한 실업률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닛산의 리바이벌 플랜대로라면 4~5만에 이르는 1차 계열업체의 종업원은 물론 수십만명규모의 2, 3차 계열업체 종업원들이 일자리를 위협당하게 된다. AP-DJ통신은 이같은 반응을 가리켜 일본이 「아직은 쓴 약을 삼킬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평했다. 게이오대학의 타무라 지로교수도 『(구조조정의) 가장 큰 장애는 일본의 경직된 고용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엇갈리는 평가:닛산자동차는 앞으로 3년간 총 1조엔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해 2002년에는 매출액의 4.5% 수익률을 기록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본 증시에서 닛산자동차의 주가는 지난 19일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도 새로운 기업문화를 도입하는데서 겪을 내부 충격과 계획의 실현가능성을 감안, 닛산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이번 계획을 환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파임스는 19일 보도했다. 『강해지기 위해선 대담해야 한다』는 곤의 말대로 「리바이벌 플랜」이 닛산자동차를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게 할지, 아니면 일본의 뿌리깊은 계열관계와 경직된 노동시장을 뚫지 못하고 좌절할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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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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