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업 경영파일] 대우증권 (하) "해외서 고수익" 광산개발등 투자 확대올 투자 1,000억원으로 작년보다 7배 늘려아파트 분양·항공 분야등 돈되는 사업 참여 박현욱 기자 hwpark@sed.co.kr 지난해 8월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은 인천에서부터 비행기와 차로 10시간 넘게 걸려 수마트라섬 잠비주 붕오(Bungo)지역의 유연탄 광산(NTC광산)을 찾았다. 손 사장이 외국 오지에 있는 광산지역을 방문한 것은 대우증권이 430만달러의 자기자본을 투자한 광산개발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붕오지역 광산 투자제안을 받은 것은 지난해 5월. 그로부터 투자결정까지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국내에서 어렵게 번 돈을 주저 없이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액의 몇 배에 달하는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이번 투자로 앞으로 10년 동안 회사채 이자와 지분의 배당으로 총 2,0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종가의 영예를 되찾은 대우증권은 이제 국내 증권시장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해외 아파트 사업에서 광산개발, 항공기사업에 이르기까지 ‘돈되는’ 사업에 대한 자기자본투자(PI)를 늘리며 투자은행(IB)로서의 기틀을 갖춰가고 있다. 대우그룹 폐망과 함께 쇠락했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내실을 충분히 다졌기 때문이다. ◇돈되는 사업에 직접투자 늘린다=대우증권은 올해 PI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4,000억~5,000억원선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난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에는 PI 가운데 해외투자 규모가 140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1,000억원 이상으로 7배 가량 늘렸다. 지난해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2000억원 규모로 재무적 투자에 나서는 등 국내에서 굵직굵직한 PI가 진행된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유연탄 광산(430만달러), 중국 칭다오 주상복합개발 프로젝트(1,000만달러) 정도가 고작이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 남미 신흥국의 원자재와 주택건설업체 등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3~4곳을 물색해 직접투자에 나설 계획이고 5월께 인도네시아 붕오지역 외 또 다른 광산에도 3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또 4월께 태국 항공기사업에 200억원 가량을, 주택시장 전망이 좋은 베트남의 아파트분양 사업에도 500억원 가량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증권이 이처럼 해외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리스크가 큰 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상철 대우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장은 “붕오광산의 경우 어림잡아 연 수익률로도 50%를 넘게 된다”며 “해외개발사업 특성상 투자위험이 있지만 철저한 사전 사업성 검토와 광구에 대한 담보설정 등으로 리스크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해외PI의 경우 투자제안을 받기도 하지만 지난해초 투자은행(IB)영업본부에 신설된 PI팀을 주축으로 국제영업부문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부 등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처를 직접 물색하는 경우가 더 많다. 주재모 대우증권 PI팀장은 “PI 성패는 철저한 사업성 조사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관건”이라며 “재무적투자의 경우 발굴 후 투자까지 1개월 내, 개발사업의 경우 4~5개월 내 끝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이 PI부문의 활성화에 전력하는 데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 수익구조를 안정화시키겠다는 경영전략도 깔려있다. 주 팀장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IB들은 자기자본투자를 포함한 투자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25%에 이를 정도로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며 “대우증권도 장기적으로 글로벌IB 수준에 이르도록 PI부문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보성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IB들이 대형M&A 딜을 중개하면서 조건이 좋으면 직접투자자로 변신하는 경우도 많다”며 “대우증권 등 국내 대형사들도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리스크는 최소화 시키는 직접투자에 나설 경우 앞으로 좋은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제영업도 1위 회복 시동=PI부문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국제영업부문이다. 대우증권 국제영업부문은 지난 92년 국내 자본시장 개방이후 수년동안 외국인약정(주문) 주식중개시장 점유율이 17~20%에 이르는 등 증권업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99년 대우사태로 신용에 큰 상처를 입으면서 국제영업부문도 타격을 입었다. 해외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도 내부 신용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우증권과 거래를 끊으면서 대우사태이후 몇 달 동안 외국인 주문 전화가 아예 끊어지기도 했다. 오유성 대우증권 상무는 “현재 외국인약정 주식중개시장은 외국계 증권사의 점유율이 80%를 넘고 있으며 나머지를 국내 대형사들이 나눠먹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우증권은 국제영업부문도 국내 브로커리지처럼 1위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현재 런던, 홍콩, 뉴욕 현지법인의 영업인력을 올해 상반기까지 기존의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주식ㆍ채권 중개영업을 중심으로 해외직접투자와 상품개발에 필요한 시장조사, 사업분석 업무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일본 도쿄사무소를 4년 만에 재개소했다. 외국인 주식주문 중개는 수수료가 국내 중개수수료보다 월등히 높은데다 수수료 규모 자체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권사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수익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식과 채권 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서비스 수수료의 경우 외국인들이 지난해 국내에 뿌린 수수료만 2조4,038억원으로 전년보다 54.8%나 증가했다. 오유성 상무는 “글로벌 자금의 가장 큰 원천은 여전히 미국이지만 최근에는 아시아 국가들의 해외증시 투자 규모도 눈에 띄게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 아시아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3/14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