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7일 올해 약 11조원에 달하는 지방정부의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국세 감세에 따른 지방교부금 감소분을 메워주기로 했다.
또 추경에 따른 지방과 중앙정부의 매칭펀드에서 중앙정부의 출자비율을 높이는 등 지방재정 확충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경기침체와 감세정책으로 세수가 줄면서 지방정부에 지원하는 교부금도 함께 줄어 지방재정도가 심각한 데 따른 보완책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방교부금 문제를 언급한 뒤 "지난 1998년과 2005년 추경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지방교부세를 (다음해 본 예산에) 사후 정산해 해결했다"면서 "이번에도 그런 방안을 중심으로 추경을 편성하면서 정작 지방사업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추경안에 따르면 중앙정부 세입이 줄면서 지방이 받는 교부금은 2조2,000억원 줄어든 반면 추경에 편성된 사업 계획에 따라 지방정부의 부담액은 1조9,000억원 늘어났다.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인 부동산거래 세수가 줄어든 점도 문제다. 경기침체와 감세정책으로 지방 재정의 절반에 해당하는 부동산 취득ㆍ등록세 세입이 줄어들어 올해 지방세수는 예상보다 6조8,000억원 줄 것으로 보인다. 임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 "어떻게 하면 거래가 제대로 이뤄져 지방세수를 확충할 수 있을 것이냐"며 "이는 (부동산) 거래를 부추기겠다는 뜻보다 지방 재원이 위축된 부분을 정상화하자는 측면"이라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은 또 중앙정부와 지방이 사업비를 함께 내는 '매칭펀드'에서 중앙정부의 출자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매칭펀드에서 중앙정부의 출자 비율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한 재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은 우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출자 비율이 사업별로 각각 다르게 정해져 있는 매칭펀드에서 중앙정부가 내는 국비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1조2,500억원이 드는 자전거도로 사업은 절반을 국비로 부담하게 돼 있지만 이를 70%로 늘리고 도로명 주소체계 구축 사업은 15%인 국비 부담률을 두 배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정조위원장은 "현재 추경에 반영된 학교시설 개선 사업의 경우 원래는 지방정부가 전액 부담해야 하지만 경제여건을 감안해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있다"면서 "매칭펀드도 중앙정부의 부담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정부가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만큼 지방정부도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정조위원장은 "지방 정부도 얼마 간 재정적자는 감수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지방소비세를 도입해 재정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