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T, 종합 미디어그룹 도약 첫관문 뚫었다

하나로텔 지분 38.8% 1兆에 인수키로<br>KT와 충돌 불가피…정통부 인가에 신중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유무선 종합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번 인수로 KT와 SK텔레콤 ‘2강’을 중심으로 한 통신업계의 새판짜기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AIG-뉴브리지캐피털 컨소시엄이 보유한 하나로텔레콤 지분 38.89%(9,140만6,249주)를 주당 1만1,900원, 총 1조87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계약이 완료되면 SK텔레콤은 43.59%의 하나로텔레콤 주식을 소유하게 돼 최대 주주로 부상한다. 유무선 통신사를 모두 거느린 SK텔레콤그룹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다양한 통신서비스 제공을 통해 경쟁을 촉진하고 성장 정체에 직면한 통신시장 활성화 및 이용자의 편익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인수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03년 하나로텔레콤에 5억달러(약 5,850억원)를 투자했던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은 이번 매각으로 약 5,0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기게 됐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최종 인수하면 통신업계는 KT그룹과 SK텔레콤(그룹)의 ‘2강’과 LG통신계열의 ‘1중’으로 급격히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선통신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SK텔레콤이 IPTVㆍ초고속인터넷 등을 갖추고 다양한 결합상품을 출시할 경우 그 파괴력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텔레콤이 유선통신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KT그룹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KT는 한편으로 “유무선 통합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KTF 합병의 운을 떼고 다른 한편으로는 결합서비스와 IPTV사업 강화에 나서는 등 앞으로 전개될 SK텔레콤과의 일전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집전화 시장에서 점유율이 90%를 넘는데다 자회사인 KTF 역시 이동통신 2위 업체다. 반면 LG데이콤 등 LG그룹 통신계열사들은 내부적으로 합병 논의를 진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SK텔레콤 견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LG 측은 “SK텔레콤이 유선 2위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은 경쟁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지배력 전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정부 측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완성작은 아니다. 정부 인가라는 마지막 산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는 기간통신사업자 주식 15% 이상을 인수할 경우 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도록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정통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치게 된다. 정통부는 이번 인수건에 대해 극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인가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상태며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큰 무리 없이 정통부의 인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점유율 상한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인가를 내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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