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17일] 미국은 쇠고기 문제 해결에 성의 보여야

쇠고기 추가 협상의 중단 및 연장설 등이 오락가락한 것은 협상이 여의치 않음을 뜻한다. 추가 협상을 선언했을 때부터 어려움은 예상됐지만 실망스러운 일이다. 시간을 갖고 외교 채널을 통해 ‘상호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는 데 협조하기로 한 데 희망을 걸어보지만 미국이 사태를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사태가 심각하고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진정한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미국은 쇠고기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미국 측은 ‘쇠고기 파동은 한국 내부의 문제이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설령 이 같은 인식이 옳다고 해도 미국산 쇠고기로 야기된 문제라는 점에서 미국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뉴욕타임스가 “한국인의 분노는 쇠고기 수입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한 탓”이라고 한 지적과 워싱턴포스트가 “미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활로를 찾게 도와줘야 한다”고 촉구한 것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한국의 쇠고기 파동은 한미동맹과 자유무역체제를 크게 훼손하거나 위협할 우려가 있다. 사안은 단순하지만 내용은 복잡하다. 한국 국민에게는 자존심과 건강 등이 걸린 문제라 잘못하면 겨우 복원되려던 한미관계가 다시 상처를 입게 된다. 한국 국민에게는 자존심을 짓밟은 미국이 될 수도 있다. 지금부터 “쇠고기 재협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등 으름장을 놓는 것은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현 상태가 계속되면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문제부터 풀어나가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신뢰도를 높이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순리다. “많은 나라가 모든 연령의 모든 부위를 수입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것은 사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국가와의 협상 때 나쁜 선례가 될까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현 상태가 고착돼 수입 쇠고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0개월 미만 쇠고기조차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양국에 모두에 손해다. 업자 간의 자율규제를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방법으로라도 활로를 뚫어야 한다. 미국은 어떠한 방법이 한미 양국에 도움이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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